주정뱅이에 노숙자인`슈퍼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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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에 노숙자인`슈퍼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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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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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입은 멋있는 영웅은 가라!
까칠하지만 유쾌한`핸콕’이 왔다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공공의 적1-1’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티드’가 지난 주말 치열한 박스오피스 경쟁을 벌인 데 이어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핸콕’의 등장으로 1,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번 주말 극장가에서는 윌 스미스가 색다른 슈퍼 히어로로 등장하는 유쾌한 영화 `핸콕’이 기존 개봉작 `강철중’과 `원티드’에 도전한다.

윌 스미스, 엉뚱한 영웅되어 돌아오다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는 핸콕(윌 스미스)이라는 슈퍼히어로가 있다.
 망토를 걸치거나 폼나는 유니폼을 입지는 않았지만 위기에 처한 시민들 앞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면은 웬만한 영웅들 못지 않게 멋있다.
 하지만 이 슈퍼히어로, 다른 영웅들과는 뭔가 다른 게 있다. 바로 까칠한 성격이다.
 시민들에게 쳐다보지 말라며 `뻑큐’를 날리는데다 밤낮 안 가리고 술병을 차고 다닐 정도의 알코올 중독자여서 입에서는 술냄새가 풀풀 풍긴다.
 덥수룩한 수염에 구질구질한 반바지 차림은 슈퍼히어로보다는 노숙자에 가깝고 사람 구할 줄만 알지 남의 물건 귀한 줄 몰라 시민들로부터 줄고소를 당한 처지다.
  2일 개봉한 `핸콕’은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공식에 대한 변주가 유쾌한 영화다.
 기존 슈퍼히어로들과 전혀 성격이 다른 슈퍼히어로가 등장해 장르의 법칙과 충돌하며 발생하는 웃음이 재미의 포인트다.
 핸콕의 까칠한 성격 탓에 시민을 구한 후에도 환호 대신 야유가 쏟아지고 핸콕은 욕설과 빈정거림으로 맞선다.
 하늘을 날아 오르거나 땅에 착지하는 장면에서도 슈퍼맨 같은 여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뜨고 내릴 때마다 멀쩡한 아스팔트에 구멍을 내니 시민들은 동경하는 대신 깜짝 놀라며 짜증을 낼 뿐이다.
 어느날 홍보 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의 목숨을 살려준 핸콕은 그에게서 대중이 좋아할 이미지로 변신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사실 이 엉뚱한 슈퍼히어로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처지다. 레이의 집에 초대받아 그의 부인 메리(샬리즈 시어런)를 본 핸콕은 뭔지 모를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 끝에 레이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난다.
 슈퍼 히어로 비틀기로 웃음을 주던 영화는 중반 이후 메리의 정체가 밝혀지며 반전을 겪은 뒤 액션보다는 멜로에 초점을 맞춘다.
 반전 자체는 신선한 편이지만 초반에 비해 유머나 액션의 강도는 한층 떨어진다.
 그래서 한층 더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샬리즈 시어런의 팬이라면 후반부 로맨스가 반가울 수도 있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제작자 아키바 골즈먼이나 `콜래트럴’의 감독 마이클 만이 제작했으며 `킹덤’의 피터 버그가 메가폰을 잡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흡혈형사 나도열’
 
흡혈모기 한마리 때문에 뱀파이어가 된`코믹한 영웅’
 
 
 
 뱀파이어 캐릭터를 히어로물과 결합시킨 `흡혈형사 나도열’는 다른 슈퍼히어로들과는 다르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 맨’ 등이 정의를 수호하는 비장하고 엄숙한 영웅이라면, 나도열은 흥분하면 흡혈 장사로 변하는 코믹한 영웅이다.
 하지만 한없이 경박함으로 흘러 결국 뒷맛이 찜찜한 다른 코믹영화와 차별화를 꾀했다.
 화장실 유머나 슬랩스틱 액션은 배제하는 대신 드라마를 강조한 것.
 나도열을 열연한 김수로는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성심성의껏 연기를 펼쳤다. 멍석이 제대로 깔린 덕분에 그의 풍부한 표정 연기는 더욱 생명력을 얻고, 관객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능력은 이제 어떤 경지에 올라선 듯 하다. 얄팍한 상황에 기댄 웃음이 아니라 꽉 찬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인 까닭에 웃음은 부담없고 깨끗하다.
 적당히 비리를 저지르며 사는 형사 나도열은 어느날 흡혈 모기에 물린 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송곳니가 돋아나고 노란 고양이 눈이 되며, 피를 빨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런 변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더 기막힌 일이 발생한다. 형으로 믿고 따르던 선배 강형사가 나도열이 평소 뒤를 봐주던 조폭에게 당하고 만 것. 비리는 저지르지만 기본적으로 순진하고 양심이 있는 나도열은 이에 격분, 강형사의 복수에 나선다.
 이시명 감독은 전작과 전혀 다른 코믹영화를 자신만의 색깔로 칠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피가 흥건하지만 조폭 코미디가 아니고, 성적 코드를 이용했지만 거북스럽지 않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는 대신 확실한 캐릭터를 믿고 소신대로 드라마를 붙여나간 덕분이다.
 나도열이 애인을 생각하며 슬퍼하는 설정이 닭살스럽지 않고, 갑자기 깨달은 자신의 괴력에 철없이 취해버리는 모습 역시 밉지 않다. 한마디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다만 기대 심리는 좀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그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김수로와 이시명 감독은 코믹 영화를 만들면서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2006년 2월 개봉작. 15세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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