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세균 대표를 선출하고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패배를 몰고온 지도부를 쇄신함으로써 제1야당으로서 새 출발하는 진용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새 지도부는 여전히 국회 등원을 망설이고 있다. 그러면서 `촛불’을 기웃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군말 말고 당장 국회 정상화에 응해야 한다.
신임 정 대표는 국회 등원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 등의 문제에 대해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선택됐다고 해서 확 바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등원하는 걸 “확 바뀌는 일”이라는 그의 인식이 놀랍다.
정 대표는 국회 등원 조건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동의 및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를 요구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가축전염병예방법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쇠고기는 노무현 정권이 이미 저질러놓은 일이다. 정 대표의 가축전염병예방법 운운은 자기들이 불과 1년 전 한 일을 뒤집겠다는 망각증 환자 증상이다. 국정조사는 한나라당도 찬성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한심한 협상력을 추궁하자면 국회에 들어와야할 게 아닌가.
그는 또 한·미FTA 비준 동의에 대해 “나는 한·미FTA 추진은 조건부 찬성“이라면서도 ”농업 분야 등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되지 않으면 한·미FTA 비준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TA,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권의 최대 치적이다. 그런 치적을 정권을 뺐겼다고, 당 이름을 바꿨다고 깔아뭉개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농업분야에 대한 대책도 그렇다. 국회에 들어와야 대책을 세우고 말고 할 게 아닌가.
통합민주당이 `통합’을 빼고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아무리 화장을 고쳐도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판박이다. 2002년 대선 때 미선-효순 양 추모 촛불시위로 흥하고, 2004년 노무현 탄핵 때 탄핵반대 촛불시위로 정권을 부지하자, 출발한지 3개월밖에 안된 정부를 다시 촛불로 뒤흔드는 버릇이 그렇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20~30%대로 추락해도 민주당 지지율이 10%대에서 박박 기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길거리를 배회하지 말고 당장 국회에 들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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