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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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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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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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뉴월 더위에는 암소 뿔이 물러 빠진다고 한다. 토종 속담이다. 팔만대장경은 비를 죽음, 탐욕에 빗댄다. 비가 새면 들보도 썩듯, 새는 비는 우리의 마음을 썩게 한다는 것이다. 매우 추운 곳을 일러 `사명당(四溟堂) 사첫방’이라고 한다. 사명당의 일본 거처가 매우 추웠던 모양이다. 작가 생떽쥐베리는 `인간의 대지’에서 “한 사람의 추수를 한 시간에 짓밟아버리는 폭풍우”라고 썼다.
 변덕이 죽 끓 듯하는 기상변화는 이밖에도 숱한 재난을 몰고와 한바탕 심술을 부리고서야 물러간다. 올여름 들어 경북지방 날씨의 행태를 생각해보면 날씨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 뿐이다. 영덕은 바닷가인데도 최고기온을 내놓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를 밀어내고 혹서의 왕좌를 슬그머니 꿰찮 것 같다. 봉화군 춘양면은 폭우의 고장이 돼버렸다. 지난 주 보여준 `물폭탄’의 위력이 모든 걸 설명해준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를`푄 현상’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푄은 산맥을 넘어 경사면을 따라 내리부는 돌풍이다. 기류가 내려오니 기압은 올라간다. 공기 압축으로 온도가 올라 열풍이 된다. 눈사태의 원인도 푄현상이다. 여름철 이상고온도 마찬가지다. 봄철에 화재를 일으키는 것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연은 숨겨 갖고 있는 발톱을 철따라 세우고 본색을 드러낸다. 이 조짐을 미리 알아 맞춰야 할 기상청이 요즘 동네북이 되어 입이 잔뜩 나와있다. 4주인지 5주인지 계속해서 주말 날씨를 제대로 예보하지 못한 탓이다. 항의와 불신이 봇물 터지듯 할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때문에 요즘 기상청은 주말이 되면 `울렁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고성능 컴퓨터도 아쉽고, 외국인 예보관 수입 이야기까지 나오는 판국이다.`바꿔 바꿔’는 선거 때만 나오는 소리인 줄로만 생각했더니 그게 아닌가 보다. 환경부와 기상청 사이에 걸쳐 있는 한랭전선은 또 무슨 현상을 불러오려는지 궁금해진다. 이래저래 힘없는 백성들이 마음 편하게  살아가기는 힘든 세상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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