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연일 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공기업 기관장의 진퇴 문제로 시끄럽다. 정연주 KBS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서울신문 사장과 일부 문화예술단체장들이 그들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도 이들이 물러나지 않는 이유는 임기가 남았다는 것이다. 듣기엔 그럴듯하지만 정말 유치하고 치사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들이다.
정연주 KBS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코드’가 꼭 맞아 KBS를 `노빠’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선발한 인물이다. 노 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해 그는 KBS를 전두환 시대의 KBS와 유사한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었다. 노무현 탄핵 당시의 광분은 두고두고 언론사의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 그가 노 전 대통령이 물러났는데도 그 자리를 지키고 눌러 붙어 있다. 최소한 `주군’에 대한 예의도 모르는 사람 아닌가?
정권교체는 노 전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다. 노 정권의 좌파노선과 이를 찬양해온 공영방송의 전파 왜곡에 대한 심판이 내포돼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 사장은 사장에게 주어진 권리와 복지, 보수, 대우를 최대한 누리며 버티고 있다. 그가 즐기는 그 혜택은 국민세금이다. 국민들의 세금이 실패한 노무현 정권 사람들에 의해 낭비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퇴임을 며칠 앞둔 노 전 대통령이 느닷없이 임명한 `낙하산’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대통령이 공기업 기관장 인사를 단행한 것부터가 기괴할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앉은 그의 인격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더구나 그는 기자로서 노 정권을 찬양해온 장본인이다. 물러나도 진작 물러났어야 할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하나 둘이 아니다. 힘으로 할 수 있으면 힘으로라도 밀어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명박 정권이 이들 `노빠’들을 사퇴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또 다른 `낙하산’을 그 자리에 밀어 넣으려 하기 때문이다. 각계 전문가들을, 중립적인 인사들을 노빠들이 버티고 있는 자리에 임명한다면 그들이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사라질 것이다. 낙하산으로 낙하산을 대신하려니 반발에 봉착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몽니’ 정권과 다르다는 사실을 최소한 공기업 인사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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