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능력과 상상력이 빈약한 둔자로서 생각하는 바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선 농어업 기반은 재빨리 허물어져 불과 수년 만에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경치가 좋아서 휴양시설로 재미를 볼만한 일부 근교를 제외하고는 모든 농어촌 마을은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의 사막으로 변할 것이다. 부모형제, 일가친척이 사라지고 산물조차 없어진 불모의 농어촌 마을에 도시민들은 더 이상 찾아갈 이유도 없다. 도시는 더욱 조밀해지며, 복작거릴 것이다.
주곡을 비롯한 모든 먹을거리는 국제곡물시장에서 수입해 와야 할 것이며, 그 가격은 곧장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치솟기만 하고, 우리는 달라는 대로 주고 사서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쭙잖은 식량 안보논리가 아니라 내나라 내 땅에서 먹을거리가 생산되지 않는다면 그 길밖에 달리 도리가 있겠는가.
통계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를 보면서 `농어촌 마을과 주민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하는 호미곶자의 우문(愚問)이 다시금 솟는다. 농가인구는 지난 80년 이후 25년여 만에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80년 1083만 명으로 전체의 28.9%였지만 2005년에는 343만 명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3%로 줄었다는 것이다. 또 이 추세라면 2020년에 가면 4.7%인 234만 명으로 줄 것이란 예측이다. 사정이 이러니 다시 한번 농업의 실종을 걱정해 보게 되는 것이다. `농민이 잘 살아야 임금님도 부자’라는 옛말도 있는데 그저 공장만 잘 돌고, 수출만 잘하면 국가가 번영하고 국민이 만사 오케이, 행복할 수 있는 건지, 글쎄 좁은 소견으로는 잘 모르겠다./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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