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사람들 시선에서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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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사람들 시선에서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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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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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점차 사라져 가는 것들…2. 헌 책방
 
 
      
     ▶ 헌책방 주인 할머니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깨끗하게 쓰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던 것처럼 요즘 학생들에게도 책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다"고 말을 전했다.
  /임성일기자 lsi@hidomin.com
 

   인터넷 서점 활성화, 책 박물관 급감 `아쉬움’
   포항, 3~4곳만 명맥유지…단골손님 발길도`뚝’

 
 # 늦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주말 오후, 직장인 박모(38)씨는 포항역 인근의 헌책방 가게를 찾았다. 과거의 분주함은 사라진 거리에 한산한 기운이 가득차 허전하게만 느껴진다.
 깔끔한 대형서점의 세련된 맛은 덜하지만 투박하고 정겨운 기억에 박씨는 이곳을 가끔 찾는다. 40여년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와의 기억때문에 고등학생 시절 참고서를 사려고 자주 찾았던 그 시절 기억속으로 자주 빠져들곤 한다.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물건을 `헌 것’, `중고’라고 부른다.
 이런 것들은 항상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필요하게 되면 찾기가 어렵다.
 헌책방 역시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한때 포항지역에 20여곳에 이르던 헌책방이었지만 지금은 포항시내 3~4곳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고객인 학생들의 발길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인터넷 서점의 활성화와 서점 출판가의 불황으로 헌책방의 영업은 더욱 어렵게 됐다.
 예전 중·고등학교 앞이나 도심지역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헌책방이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포항역 인근에서 헌 책방을 운영하는 A모(60·여)씨는 헌책방 역사의 산 증인이다.
 이 거리에도 한때는 4~5곳의 헌책방이 영업을 한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A씨의 점포만 영업을 하고 있다.
 A씨의 점포안은 수 천권의 책들로 빼곡하다.
 아직도 헌책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십 수년 전에는 책을 사고 팔려는 손님의 발길로 북적거리곤 했다” 며 “요즘은 고서적이나 문학 전집을 찾는 단골의 발길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안은 사람 키만큼이나 높게 쌓여진 책들 사이에서 보물이라도 찾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책의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다. 전문서적에서 아동도서, 각국의 문학전집까지 그야말로 책 박물관이다.
 맘에 드는 책을 찾는다면 몇시간씩 그자리에서 읽어도 좋다.
 직장인 이모(41)씨는 “책값도 많이 오르고 한번 보는 책일 경우는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하지만 책값과 정겨움을 동시에 해결할수 있는 곳이 헌책방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요즘은 가을이 되도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등화가친(燈火可親)’ 책을 가까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헌 것의 지혜를 새롭게 취하는 자세를 올 가을이 가기전 헌책방에서 잠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정종우기자 jjong@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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