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은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440만 원짜리 의료기기를 사면 1년 안에 투자비의 250%를 돌려준다는 게 미끼였다. 이들은 처음엔 꼬박 꼬박 신용을 지켜 투자액 이상을 수익금조로 통장에 입금하는 것으로 신뢰감을 쌓았다. 여기에 걸려들면 대출도 받고, 남의 돈까지 끌어들여 수천만 원씩 재투자하게 마련이었다. 물론 수익금 배당은 더 이상 없었다. 사기꾼의 입안에 털어 넣고 만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사기꾼들이 일확천금의 탐심을 비웃으면서 종적을 감추고 난 뒤였다.
이번 다단계 사기사건 피해 규모는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다. 수천억 원일지, 수조 원에 이를지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피해자는 고수익 유혹에 걸려든 서민층이 대부분이다. 피해자 가운데는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공직자들은 사기꾼들에겐 더 없이 좋은 이용수단이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딱한 노릇이다.
사실 다단계 사기사건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그 수법도, 공통점도 실체가 모두 드러날 만큼 드러난 판국이다. 그런데도 이런 사기사건이 아직도 발을 붙이고 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한탕’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탐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사회병리현상의 하나가 또 드러난 것이다.
사기피해는 성주에 집중됐지만 다른 지역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닐 것이다. 사건의 속성상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를 꺼릴 것으로 생각된다. 피해자들 스스로가 사건을 감추고 가려주면 이 사회의 음습한 지형은 그대로 남게 마련이다.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감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경제가 어려운 때다. 이런 때일수록 사기꾼들의 활동은 활발하게 마련이다. 세상에 공돈이란 게 있을 수 있는가. 땀 흘려 번 돈만이 많건 적건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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