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긴 시인들이 말하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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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긴 시인들이 말하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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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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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시인세계’겨울호 특집 마련…진솔한 고백들 담아내  
 
 
 
 
 
 
 
 김소월, 이상, 이육사, 윤동주, 김영랑, 이상화,김수영, 신동엽 등.
 올해로 100돌을 맞는 한국 현대시사의 전반기를 풍요롭게 했던 이 시인들의 공통점은 모두 채 오십이 되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는 점이다.
 요절 시인이 유독 많았던 탓에 독자들은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시인들이 나이들어가는 모습이나 나이듦이 시 속에 녹아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한국 시단에도 `원로시인’이라는 칭호가 자연스러운 시인들이 적지않고, 이 중에는 젊은 시인 못지 않은 왕성한 창작열을 과시하고 있는 시인들도 여럿 있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는 겨울호에서 `시인들의 노년, 노년의 시와 삶’이라는 기획특집을 마련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로시인 10명으로부터 나이듦과 시에 대한 그들의 진솔한 고백을 들었다.
 대상이된 시인은 최고령 시인인 황금찬(90) 시인을 비롯해 김광림(79), 김규동(83), 김남조(81), 김윤성(82), 김종길(82), 문덕수(80), 박희진(77), 성찬경(78), 허만하(76) 시인으로 모두 시력(詩歷) 50년을 훌쩍 넘긴 어른들이다.
 시인들은 자연스럽게 찾아든 `여유’를 나이듦이 준 큰 선물로 꼽는다.
 김규동 시인은 “누워서 쉬어도 되고 차 한 잔 끓여 가지고 오랫동안 명상에 잠겨도 옆에서들 곱게 봐주는 일이 기쁘다”고 했고, 김남조 시인은 “애환의 파도가 줄어 삶이 평온해졌다”고 말한다.
 박희진 시인은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든 대신 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침묵에 깊이 길들여진 것”을, 성찬경 시인은 “완전에 가까운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노년의 좋은 점으로 꼽았다.
 반면 “딸네 집에 얹혀 있는 데 대한 부담”(김광림)이나 “시력의 저하로 독서의 즐거움을 잃어가는 있는 것”(김윤성) 등의 어려움도 있었다.
 반세기 넘게 시인으로 살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일까.
 황금찬 시인은 종군시인 시절 피난민들이 그의 시를 읽고 울며 박수칠 때가 슬프도록 기뻤다고 회고했으며 문덕수 시인은 새로운 시를 쓰는 시인을 발견할 때, 김남조 시인은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자체가 보람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후회스러운 순간도 있다.
 김규동 시인은 “몇 푼 안 되는 원고료 때문에 마음에 없는 글을 여기저기 쓴 일”, 성찬경 시인은 “젊었을 때 고전을 더 많이 읽지 않은 일”, 허만하 시인은 “시를 핑계로 술에 젖었던 젊은 시절”이 후회스럽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후배 시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는 시와 시인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다.
 김광림 시인은 “시작(詩作) 행위를 신앙같이 여길 것”을, 김남조 시인은 “오만이나 선취주의를 제어하고 가능한 한도까지 인간성의 저류에 닿아 거기에서 공감과 위안이 길어올리기”를, 김종길 시인은 “시작도 가치를 창출하는 일임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민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 들어보셔유”  
황인덕 교수 `이야기꾼 구연설화’발간
구전동화·아낙네들 야담 등 156편 수록

 
 충북 영동군 학산면 산골마을서 포도농사를 짓는 민옥순(72)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이 책으로 발간됐다.
 설화 연구가인 충남대 황인덕(54) 교수는 민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역은 `이야기꾼 구연설화(560쪽·제이엔씨 출판)’를 펴냈다.
 이 책에는 민 할머니의 입을 통해 소개된 경험담과 구전동화, 빨래터에서 흘러나온 아낙네들이 야담, 마을 안팎의 사건과 소문 등 156편의 생활 주변 이야기가 수록됐다.
 민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두 채록했으며 일부는 영상으로 촬영해 발음이나 구연 모습까지 빠짐 없이 담았다. 후반부에는 황 교수가 분석한 민 할머니의 설화를 토대로 `이야기꾼 유형의 사례고찰-산골형 이야기꾼 민옥순’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도 함께 실렸다.
 산골에 묻혀 포도와 채소 농사를 짓는 민 할머니는 소문난 입담꾼.
 특별한 기억력과 실감나는 표현력으로 별 볼 일 없는 생활사까지 구수하게 풀어낸다.
 황 교수는 “전국의 소문난 이야기꾼을 찾아 헤매던 중 민 할머니 소문을 듣고 3년 가까이 영동을 오가면서 취재와 채록과정을 거쳤다”며 “그녀의 구수한 입담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영상장비까지 동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 잘하는 사람은 이웃과 상상의 세계를 공유하고 함께 즐기기를 좋아하는 유형으로 일종의 문학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소문난 이야기꾼들이 각박한 현대생활 속에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지난해 전북 무주 이몽득(당시 90세) 할아버지의 설화집도 냈다.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엄마의 바다’`공감과 소통의 게임학’
 
 포항에서 활동 중인 김일광 아동문학가의 `엄마의 바다’와 대구대학교 언론출판문화원 `열린길’에서 발행한 `공감과 소통의 게임학’(김겸섭)이 올해의 우수 도서에 각각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해 9월1일부터 1년동안 국내에서 초간된 도서 3529종을 심사해 12개 분야의 386종을 선정했다.
 그 중 `엄마의 바다’는 여든 살이 넘어도 물질을 하는 해녀 할머니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쓴 동화. 잠수병에 걸려 죽은 어머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새엄마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주인공 다빈이의 성장 동화이다.
 `공감과 소통의 게임학’은 컴퓨터 게임이 문화양식으로 정착돼 학문으로서의 연구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체계를 지닌 학문, 즉 게임학으로 성립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 책은 IT산업의 동력을 발판으로 이뤄지는 광범위한 게임의 산업성, 유희성, 이데올로기적 성격까지 세심하게 설명한 점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문화부는 선정도서 1종당 400만원어치씩 구입해 공공도서관, 마을문고, 교정시설, 도서벽지학교, 청소년쉼터 등에 배포한다.
 
 
 
>>신간
 
 ▲누들 메이커 = 마젠 지음. 이은선 옮김. 중국망명작가의 1991년작 장편소설.
 중국 사회의 부조리를 거침없이 풍자한 작품으로, 초판 출간 이후 당국의 검열로 원문이 심하게 훼손됐다가 2004년에 원문을 최대한 복구한 영문판이 출간됐다.
 당에 기용된 `전업 작가’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로, 밀가루 반죽에서 수천 갈래 국수가락을 뽑아내듯 인간의 희로애락을 독설과블랙유머로 풀어냈다.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나중에는 부자가 되기 위해 매혈에 나서는 `전업 헌혈자’, 변심한 애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공개자살을 감행하는 한물간 여배우, 한자녀 정책하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장애아 딸을 내다버리려 하는 아버지 등 비틀린 소시민들이 등장한다.
 문학동네. 260쪽. 1만원.
 ▲고고춤이나 춥시다 = 정용주 지음. 2005년 `내일을 여는 작가’를 통해 등단한시인의 산문집.
 여주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시인은 그곳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서울로 전학 와서 보낸 사춘기 시절의 기억을 유쾌하게 전해준다.
 소풍날 군것질할 용돈을 모두 야바위꾼에게 바친 일이나 볏짚가리에 숨어 담배를 배운 후 몽롱해져 돌아온 일, 소심해서 끝내 성공하지 못한 아이스께끼 장사 등 60-70년대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기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중학교 때 처음 배운 고고춤의 야릇한 흥분, 결정적인 순간마다 페이지가 비어있던 `빨간 책’, 첫사랑 여학생과의 첫 키스 등 사춘기의 애틋한 추억도 펼쳐진다.
 시인은 에필로그에서 “한 사람의 삶에서 그것이 아무리 외롭고 고통스러운 것일지라도 어느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그것은 곧 지금의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르메. 296쪽. 1만2천원.
 ▲햇살방석 = 윤효 지음. 198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신작 시집.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 단풍나무 씨앗을 / 하나하나 / 줍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 흙내 고소한 풀섶에 / 그 씨앗들을 / 하나하나 / 뿌려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아름다운 학교2’)
 스물네 편의 `아름다운 학교’ 연작을 비롯해 자연과 일상 속에서 건진 사색들을투명하고 간결한 시어 속에 담아낸 시편들이 수록됐다.
 문학평론가 홍용희 씨는 “그의 시편을 읽으면 어느새 번잡한 마음의 소용돌이와부유물이 진정되고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학. 110쪽. 8천원.
 ▲작가의 탄생과 근대문학의 재생산 제도 = 박헌호 외 지음. 근대를 가능케 한 다양한 문화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탐색을 목적으로 간행한 `근대문화제도연구총서’의 첫 성과물.
 작가의 탄생이 재생산 제도로 제도화하는 양상을 추적하고 근대문학이라는 `장’이 구축되는 과정과 그것이 하나의 문화제도로 성립되는 과정을 고찰한다.
 이어 독자들의 문화향유 방식과 그 터전, 그로부터 야기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과정도 추적한다.
 소명출판. 608쪽. 3만1천원.
 ▲검계(전2권) = 이수광 지음. 숙종 말기부터 영조 집권 초기까지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조직폭력배인 검계 표철주의 삶을 그린 팩션.
 치열한 암투와 혈전이 난무했던 드라마틱한 정치사와 함께 검계, 포도대장, 다모 등 민초들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아동신간
 
 ▲위대한 탈출 = 토비 리들 지음ㆍ그림. 동물원을 탈출한 개미핥기와 코끼리, 거북이, 홍학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린 그림책.
 영국의 애비로드를 건너는 장면을 담은 비틀즈의 앨범 표지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킹콩이 고층 건물 위에 올라가 있는 그림, 영국 네스호의 괴물과 홍학을 연관시킨 그림 등 다양한 패러디 그림이 재미를 준다.
 대학생인 신윤조 씨가 어머니 이명희 씨와 함께 번역했다.
 마루별. 40쪽. 9천원.
 ▲빠삐에 친구 = 종이 일러스트 밀라 보탕. 올해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작이자 EBS에서 방영 중인 한불합작 애니메이션 `빠삐에 친구’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 12개씩을 골라 두 권의 책으로 묶었다.
 프랑스의 유아미술교육 전문가인 밀라 보탕의 설명을 따라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종이를 찢고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3~6세 아이들이 색깔에 대한 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종이를 이용해 자두나무와 연꽃, 눈사람, 열대 과일 등 자연물 만드는 법을 소개한 `자연’ 편과 거북이와 늑대, 수탉 등 동물 만드는 법을 담은 `동물’ 편이 출간됐다.
 삼성출판사. 각 권 96쪽. 각 권 7천500원.
 ▲임종국 = 정지아 지음. 이윤엽 그림.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친일 행적 발굴에평생을 바친 `친일문학론’의 저자 임종국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어린이ㆍ청소년용 임종국 전기.
 임종국 어린 시절과 청년기, 중ㆍ장년기 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면서 각 시기의 인상깊은 일화 들을 중심으로 임종국의 생애를 설명한다.
 여우고개. 188쪽. 9천500원.
 ▲나도 다 알아요 = 멜라니 플로리안 지음ㆍ그림. 이희정 옮김. 죽음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뭔가 슬픈 일이 일어났음을 느끼지만 어른들은 아무런 이야기도 해 주지 않는다. 수지는 자신이 땅꼬마처럼 키가 작기 때문에 어른들이 비밀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비밀이 많아요. 어른들은 어른만큼 키가 커야 비밀을 말해줘요 (중략)나도 다 알아요.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땅꼬마 수지도 다 안다고요”
 아무도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지만 수지는 “할머니는 낮잠을 주무시는 거에요. 아주 오랫동안 주무실 거에요”라고 말하고 엄마는 그런 수지를 껴안고 눈물을 흘린다.
 예꿈. 36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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