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의 자금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까지 찾아가 `현금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외면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주요 재벌그룹 계열사에도 속하지 않는 중견 대기업들은 은행과 정부의 지원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부도에 직면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은행권과 증권업계, 산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기업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대기업의 업황전망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11월에 68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81에 비해 13포인트나 급락한 것으로 월별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기별 자료까지 감안하면 98년 4분기의 55 이후 가장 낮다.
경기 악화에다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30대그룹 계열 164개 상장기업(금융회사 제외)의 차입금을 조사한 결과 9월 말 현재 49조6250억 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58.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장기차입금은 7.1% 줄어든 반면 단기차입금이 무려 381.9%나 증가했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그룹도 장기차입금은 15.8% 감소했으나 단기차입금은 154.3%나 늘었다.
대기업들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거절당하고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기관에 찾아오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건설회사 이외에 중견 대기업들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저축은행을 찾고 있지만 은행에서 거절당한 업체는 저축은행에서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기업들은 자산매각을 통한 자금확보에도 나섰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성건설은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일부 대기업은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리는 등 대기업 도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위원은 “8대 그룹에 속하지 못한 중견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섰던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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