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경북도민일보 1면에 임성일 기자의 설경(雪景)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시인의 노래대로 하늘 나라엔 흰꽃만 피는지 눈꽃송이가 메마른 산야를 덮으면서 함박꽃도 되고, 매화꽃도 되었다. 풍경 가운데 첫손꼽을 것은 설경이라는 지론을 펴오는 터라 보도 사진 위에 오래도록 눈길이 멎었다. 늘 바쁘다는 핑계를 앞세워 오래도록 잊었던 산행도 설경에 이끌려 다시 시작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사진 설명을 보면 울릉도와 독도에 쌓인 눈이 평균 10㎝라고 한다. 포항 죽장면 상옥리 신촌 일대 적설량은 평균 5㎝를 기록했다. 이 눈이 다 녹으면 가뭄에 시달려온 대지의 목마름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수 있으려나? 울릉도는 눈꽃 축제를 치르려면 눈을 많이 비축해야 될 텐데 앞으로도 더 많이 오겠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잠시 엇갈려 지나가는 아침 시간이다.
때마침 울릉도에도 하늘길이 열릴 것 같다는 소식도 실려있다. 연구 용역 결과 타당성이 인정되면 2016년엔 공항이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 활주로 길이는 1200m. 길이가 짧으니 덩치 작은 비행기들의 차지가 되겠다. 바다도 일부 메워야 한다지만 섬사람들에겐 숙원사업이다. 날마다 600명 남짓한 손님이 찾아오는 울릉도는 관광객이 더 늘어나는 꿈에 부풀어 있을 것 같다.
울릉도 뱃길의 출발지인 포항은 손님이 줄어들까? 아닐 것 같다. 되레 손님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여행도 하늘길과 뱃길의 맛과 멋이 서로 다르지 않은가. 모처럼 마주한 설경을 앞에 두고 세속 냄새 물씬 나는 타산이 너무 빨랐나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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