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은 적절한 시기에 만난 최고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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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은 적절한 시기에 만난 최고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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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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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엄태웅(35·사진)은 드라마 `부활’과 `마왕’에서 주연을 맡아 선 굵은 연기로 `엄포스’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사랑받았지만 영화에서는 유독 조연에 머물렀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는 여자 핸드볼 선수들 틈에 둘러싸인 코치였고 `가족의 탄생’에서는 가족에게 큰 숙제를 던지고 떠난 철 없는 동생이었으며 `님은 먼곳에’에서는 아내가 베트남 전장을 헤매게 한 나쁜 남편이었다. 사건의 원인과 배경이 될 뿐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배역들이다.
 그러니 19일 개봉하는 `핸드폰’은 그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는 영화다.
 박용우와 `투톱 체제’라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단연 엄태웅이다. 그가 연기한 매니저 승민은 추문의 위기에 처한 배우 진아,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워 자신을 조종하려는 이규, 사랑하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아내 정연까지 모든 인물과 사건의 중심에 서있다.
 엄태웅은 그동안 영화 주연 제의도 들어왔지만 캐릭터나 작품에 대한 매력이 덜해 더 나은 조연을 했던 것뿐이라면서 `핸드폰’이 가장 적절한 시기에 만난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이제야 주연을 맡은 게 늦은 것도, 이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더군요. 그동안 주연이 안 들어왔던 건 아닙니다. 다만 와닿는 작품이 없었어요. 하지만 ’핸드폰`은 제가 맡을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었어요.”
 그는 그만큼 주역을 맡은 데 대한 부담감도 컸다면서 출연 제의를 받고 “드라마’부활`에 캐스팅됐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며칠 전 시사회를 할 때까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과연 내가 이야기를 잘 끌어나갔을까 고민이었죠. 이야기가 워낙 크고, 이제껏 맡았던 영화 가운데 가장 분량이 많고 중요한 역이여서 할 수 있을까 부담이 있었어요.”
 엄태웅은 김한민 감독이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의외로 “아내 정연과의 멜로 부분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면서 웃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두 남자의 대결이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멜로적인 부분이 중요하잖아요. 그 부분을 잘할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웃음)”
 그러나 멜로와는 별개로 그는 영화 대부분 장면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화를 내거나 정신없이 뜀박질을 하거나 누군가와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늘 화가 나 있고 긴장해 있는 장면들이니 언제 화를 내야 할지, 감정을 표출해야 할지 쉽지 않았죠. 계속 감독님과 대화하고 그 판단을 믿었습니다.”
 그는 휴대전화를 통해 대결하는 박용우와 만나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지만, 만났다 하면 육탄전을 벌인다. 그것도 주로 때리는 쪽이다. 그는 “차라리 맞는 편이 더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찍기 전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촬영에 일단 들어가서 연기를 하다 보면 다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부상은 없었지만 때리는 역할보다는 차라리 맞는 역할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지난해 개봉한 그의 출연작은 `우생순’, `이리’, `님은 먼곳에’ 등 세 편이나 된다. 그러고도 올 상반기에 `핸드폰’ 외에도 지난해 촬영한 `차우’가 올 상반기에 개봉하고, 최근에는 사극 드라마 `선덕여왕’ 출연을 결정했다.  쉴 새 없이 내달리고 있지만 그는 데뷔 초기 일하고 싶어도 배역이 주어지지 않아 못했던 시절을 생각해 현재의 상황을 감사히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쉬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일이 계속 들어온다는 건 행운이잖아요. 처음에는 연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으니까요. 다행히도 이제까지 여러 가지 역할을 맡다 보니 시나리오도 다양한 장르, 다양한 배역으로 들어와요. 연기에 거창한 설계를 세워두고 있지는 않지만 도전은 계속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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