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간접광고, 그 허용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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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간접광고, 그 허용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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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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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제공” vs “의도적 노출 자제”
 
 #1. 16일 KBS 2TV `꽃보다 남자’를 보던 시청자A씨는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것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호텔 구석구석이 화면에 소개됐고, 카메라는 각종 명품 브랜드 숍은 물론이고 카지노 등 위락시설까지 훑었다. A씨는 “호텔의 외관부터 내부까지 아주 샅샅이 보여주려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제작사측 “드라마상 필요”
방송심의위 “도 넘으면 안돼”

 
 현행 법률상 엄연히 금지된 드라마의 간접 광고(PPL)가 최근 더욱 노골적으로 기세를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야기가 불륜, 복수, 폭력으로 점철돼 막장 논란을 일으키는 `막장’ 드라마, 부유층의 생활을 다루는 `된장’드라마 들에서 특히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실생활의 축소판… 그러나 도를 넘어서면 안돼”
 현행법에서는 제작 지원 형태의 공식적인 협찬은 인정하되, 상품을 프로그램에 직접 노출하는 형태의 간접광고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이건 광고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3일 SBS `며느리와 며느님’과 KBS `아내와 여자’에 대해 각각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했다. 특정 제품의 사용방법과 장점 등을 소개하는 것을 비롯해 제품을 근접 촬영하고 브랜드명이나 로고 등을 일부 변경해 노출하는 방식으로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했다는 이유다.
 현재 방통심의위가 `중점 심의’하고 있는 드라마는 SBS `유리의 성’과 `스타의 연인’, `아내의 유혹’과 KBS `꽃보다 남자’ 등이다. 나란히 부유층의 생활을 집중 조명하는 `된장 드라마’들인데다, `막장’ 논란에도 휩싸인 작품들이다.
 방통심의위 광고심의 1팀 김양하 부장은 “상품의 일회성 단순 노출보다는 반복적, 의도적, 노골적으로 상품을 노출하는 경우 `중점 심의’ 형태로 모니터링한다”고밝혔다.
 김 부장에 따르면 최근의 PPL은 그 형태가 더욱 교묘해지고 노골화됐다. 상품을화면에 비추는 것에 머물지 않고 대사를 통해 풀어내 마치 스토리와 연관이 된 것처럼 표현한다는 것.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하며 그 기능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식이다. 김 부장은 “드라마는 실생활의 축소한 판이기 때문에 각종 생활 기기가 당연히 등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그 정도의 문제는 분명히 있어 심한 경우는 제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방송사 간부 PD는 “경제가 어려워져 PPL이 더욱 늘어난 감이 있다. 제작비를 조달해야 하는 제작사에서는 PPL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부유층을 그려야할 경우는 아무래도 유혹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엄연히 불법이기 때문에 경제 불황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시청자에 볼거리 제공” vs “의도적 노출 자제해야”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광고 논란과 관련해 `꽃보다 남자’ 측은 “드라마 상에서 필요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이었고 과도하게 그 호텔을 보여주려 애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제작진은 “베네시안 호텔로부터 장소 제공 등의 촬영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홍보 목적으로 그곳을 조명할 필요는 없었다”며 “주인공 구준표가 세계적인 호텔을 소유했으며 그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잠시 카메라에 담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SBS 드라마 기획팀장은 “해외 촬영은 기본적으로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해외 촬영을 통해 제작사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면서 “물론 드라마를 위해 배경을 이용해야지 배경을 위해 드라마를 이용하면 안된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김양하 부장은 “해외 촬영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 “하지만 `꽃보다 남자’의 뉴칼레도니아 촬영 장면 같은 경우는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한다. 지나치게 광고 영상처럼 찍은 드라마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도 컴퓨터가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 심의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촬영 협조 차원의 장면들과 엄연한 광고 장면은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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