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교복 마케팅’ 경주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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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교복 마케팅’ 경주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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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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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지역 교복 대리점들이 참으로 정신 나간 판촉활동을 벌여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고생들에게 술자리를 마련해주고 판매수당까지 주는 교복마케팅을 일삼아 왔다는 것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이 엊그제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폭로한 내용이다. 경주지역 교복대리점 5곳 가운데 4곳이 폭력서클 학생 40여명을 모아 특정회사 제품 판매에 이용해 왔고, 판매수당을 120만 원이나  받은 학생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지금은 경주경찰서에 `학사모’의 진정서가 접수된 상태이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술을 사주고 돈을 주면서 탈선행위를 부추긴 책임을 묻는 것으로 덮어질 성질이 아닌 탓이다. 폭력서클 학생들은 학우들을 윽박질러 강매행위에 나섰을 것이고, 이는 가짜 교복의 유통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올해 교복값 오름세는 12%를 웃돌았다. 이는 일반 물가 상승률의 3배 이상인데다 다른 교육비보다도 훨씬 많다. 학부모들의 등골을 배는데 단단히 한몫을 한 것이다.
 그러잖아도 교복판매업체들은  담합의혹을 받고 있는 터다. 추악한 마케팅 수법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교복을 둘러싼 말썽은 올해에만 불거진 것은 아니다.해마다 되풀이되는 말썽이다. 이 추악한 마케팅이 경주에서만 성행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전국에 걸친 현상일 것이다. 경북도내 만이라도 지자체의 현상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 이번 일을 교복 부조리를 뿌리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시점에서 교복 착용만이 최선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에 교복자율화를 전격 실시해 환영받은 일이 있다. 그러나 소득향상과 맞물려 불어온 사치풍조가 학생들의 교복에까지 불어닥치면서 교복으로 되돌아선 게 저간의 사정이다. 그러나 이제는 호되게 비싼 교복값이 학부모들을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난감하기 짝이 없는  문제이긴 하나 해결책은 찾아내야 한다. 교복자율화의 부활도 한가지 방법이다.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보완할 것은 보완해서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업계가 정화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학교, 학생, 학부모가 하나가 되어 업계의 각성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도록 국민들 스스로가 노력하는 풍조가 필요하다. 검소는 빈곤이 아니다. 권장 받는 미덕임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학교-가정-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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