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앞번호 주세요”…신권 구매자 몰려 은행 창구`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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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앞번호 주세요”…신권 구매자 몰려 은행 창구`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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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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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23일 오전 한국은행 화폐수급팀 객장 앞에 시민들이 5만원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5만원권 구매 줄이어…한은 “인출수요 2천만장, 1조원 예상”
대량 구매자들도 다수, 일부 시중 은행 1인당 교환 금액 제한
대다수 은행 신권 인식 ATM기 부족…5천원권 혼동 우려도

 
 5만원권 지폐가 23일 시중에 처음으로 1조 원가량 풀리면서 은행들 영업창구에는 5만 원권을 구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행번호 2만1번부터 100만 번까지의 5만원권이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본점과 우정사업본부 등을 통해 유통되면서 이들 금융회사의 영업창구는 5만원권을 찾는 고객들로 분주했다.
 이처럼 교환 수요가 몰린 영업점에서는 고객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가 하면 일부지점은 아예 1인당 신권 교환 금액을 제한했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을 처음 발행한 이날 인출수요가 2000만장, 1조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다수 은행의 현금입출금기(ATM)에서는 아직 5만원권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이 예상된다.
 
 ◇ “5만원권 신기해요”, “좋은 번호 달라”
 이날 은행 문을 열자마자 영업창구에는 “좋은 번호로 바꿔달라”는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창구에는 개점을 앞두고 5만원권을 찾는 고객이 열 명 남짓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국민은행은 갈수록 고객이 몰리자 한시적으로 1인당 20장 한도로 교환해 주기로 했다.
 은행들 영업점에 설치된 현금입출금기(ATM) 가운데 5만원권을 인출할 수 있는 기기 앞에만 줄이 늘어섰다.
 우리은행 명동 본점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5만원권을 바꿔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발행번호가 빠른 5만원권을 은행 창구에서 구한 김용수(69)씨는 “한국은행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 우리은행 본점으로 달려왔다”며 “고액권 앞번호를 받았기 때문에 평생 쓰지 않고 기념으로 보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소재 한 농협 지점을 찾은 고객도 “신권이 나와 기념으로 보관하려고 한다”며 “생각보다 그림이 예쁘게 잘 나왔고 지갑이 가벼워져 좋다”고 웃었다.
 일부 고객들은 얼마 전부터 친한 은행 직원 등을 통해 미리 신권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해놓는가 하면 좋은 번호가 찍힌 신권을 챙겨달라는 전화 부탁도 잇따르고 있다고 은행 직원들은 귀띔했다.
 은행원들도 앞다퉈 신권 교환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설이나 추석 때 자녀들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미리 50만원어치를 바꿨다”며 “은행원 생활 15년 만에 고액권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부자 고객들은 뭉칫돈을 바꿔가기도 했다.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의 정병민 부지점장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 고액권 발행 전에 한 다발(500만원), 두다발(1000만원)씩 사전에 예약해놓았다”며 “소장하거나 가족, 친지들에게 선물하려는 것같다”고 전했다.
 ◇ 5만원권, 5000원권과 혼동 우려도
 이날 은행 창구에서는 5000원권과 혼동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은행 박종이 여의도영업부 팀장은 “예전에는 고액권 한 다발이 100만원이었는데, 이제는 500만원이라 돈의 가치가 헷갈리고 기분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한고객은 “밤에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갈 때 돈을 잘못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농협중앙회 침산지점 한윤대 주임은 “교환해 달라는 고객이 너무 많아 1인당 50만원까지만 바꿔주고 있다”며 “5만원권이 5000원권과 색깔이 비슷해 잘못 사용할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직원들은 5만원권의 크기가 5000원짜리보다 훨씬 크고 은선도 뚜렷해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혼동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이나 직원들은 아직은 헷갈리거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지폐의 권종이 많아져 관리에 약간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현금입출금기로 5만원권 거래 불편
 이날 5만 원권이 시중에 풀렸음에도 고객들이 은행들의 현금입출금기(ATM)를 통해 5만원권을 만져보기는 아직 쉽지 않다.
 대다수 은행 지점에는 5만원권을 인식할 수 있는 ATM 기기가 한대만 설치돼 있거나, 아직 없는 곳도 있다.
 국민은행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거점 점포 위주로 5만원권을 쓸 수 있는 250여 대의 ATM을 설치했다.
 신한은행도 보유 중인 총 7130대의 ATM 가운데 700대는 새것으로 바꾸고, 630대는 부품만 교체하는 등 총 1330대에서 5만원권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23일까지 300여 개의 ATM에서 5만원권을 사용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7월 말까지는 총 800여 개 지점에 설치해 영업점당 한 대씩 운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640여 개 점포에 1개씩 5만원권 ATM을 배치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전국 지점에 300대의 5만원권 인식 ATM을 설치했으나 위폐 감별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ATM을 통한 5만원권 유통은 내일부터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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