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의원들의 합리적 토론 대신 육탄 공방과 욕설, 야유로 얼룩진 `세계에서 가장 무질서한 의회’에 한국, 대만, 영국, 우크라이나, 호주 등 5개국을 꼽았다. 이 잡지는 5개국 가운데 폭력국회의 `챔피언’은 대만이지만 “현재는 의회 드잡이에서 한국이 세계 리더”라고 조롱했다. 국제적으로 국민들에게 이런 모욕을 안긴 국회의원들을 어떻게해야 할 것인가?
미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거짓말이야”라고 고함치며 연설을 방해한 공화당의 조 윌슨 의원에 대한 비난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윌슨 의원의 행동은 품위를 훼손했으며, 의회 합동 연설의 진행을 방해해 하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윌슨 의원 소속 공화당 의원들도 대거 찬성했다. 윌슨 의원이 공화당 지도부 권고대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과했음에도 비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는 약과다. 민주당의 한 `노빠’ 의원은 노무현 국민장 현장에서 분향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달려 나가며 “이명박 대통령, 사죄하십시오, 무슨 자격으로 헌화합니까?”라며 고함을 질렀다. “거짓말“ 한마디에 하원 전체가 비난결의안을 채택한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 의원은 의회에서 `퇴출’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의원은 지금도 머리를 꼿꼿이 들고 있다. 이런 게 우리나라 국회와 국회의원 수준이다.
포린폴리시(FP)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여야 간 논쟁이 종종 주먹이나 다른 둔기 등으로 해결되는 `접전의 스포츠’”라고 비아냥댔다. 그 본보기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탄핵발의와 지난해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육탄 공방, 미디어법안을 놓고 이어진 소동을 들었다. 공사장 해머와 전기톱이 동원되고, 회의장 문짝이 뜯겨져나간 치욕스런 과거를 들먹인 것이다. 민노당 의원의 `공중부양’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당은 미디어법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통과되자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하고 거리로 뛰쳐 나갔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로 돌아왔지만 일부 의원은 아직도 밖에서 `포장마차’를’ 끌고 다니며 `민심 수렴’ 운운하고 있다. 정기국회 첫 날 민주당의원 전원은 국회의장을 비난하는 빨간 손수건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다 퇴장해버렸다. 국회 뿐만 아니라 `국격’(國格)을 짓밟는 행동이다. 이제 세계 최고의 폭력국회라는 오명을 지울 때도 됐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