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삼 해는 활활매미는 맴맴참새는 짹짹까치는 깍깍나뭇잎은 팔랑팔랑개미는 뻘뻘꿀벌은 붕붕모두모두 바쁜데구름만 느릿느릿
윤보영 항아리처럼 생긴 내 안에 산이 있고 들이 있고 바다가 있고. 이들을 다 담고도 남는 그대 그리움이 있고.
김용택 오직 한 가지당신 생각으로나는 날이 새고날이 저뭅니다. 새는 날을 못막고지는 해를 못 잡듯이당신에게로 무작정달려만 가는이내 마음 어쩌지요 어쩐다지요나도 말리지 못합니다.
김상훈 가진 것 다 버렸는데버릴 것 자꾸 생기네 채울 것 다 비웠는데비울 것 자꾸 고이네 버리고 비우는 일이요순보다 어렵던가.
김시종 노인이 지팡이를다듬고 있다. 굽은 나무라고 나무라며지팡이를 사포로 문지른다. 내가 보기엔노인과 지팡이가닮은 꼴인데 노인은 지팡이가 굽었다고지팡이만 호대게나무라신다.
정갑숙 작은풀꽃들당당하게 주먹을 쥐고 있다 몸집은 작지만향기는 부끄럽지 않다고. 비록 한 계절을 살지만벌 나비 바람에게 줄향기는 넉넉하다고
박화목 초승달이 개울에서미역을 감고 버드나무 가지에 걸터앉아잠시 쉬어가려나봐. 개굴개굴... 개구리가하 놀려대니까 그만 얼굴 빨개져서둑아래 숨어 버렸네
박화목 모래톱에혼자 앉아옛일이 그리워 흰 물새 끼룩끼룩더욱 괴로워 고깃배는 사공 없이저녁놀만 타는데 저문 봄 날 점도록뉘를 기다리나뉘를 기다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