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찰 CCTV 동영상 짜깁기?
  • 한동윤
검찰이 경찰 CCTV 동영상 짜깁기?
  • 한동윤
  • 승인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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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엔 없고 검찰에만 있는 “오, 오, Got it”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국정원의 대선 댓글 의혹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경찰 분석관의 국정원 댓글 조사과정을 촬영한 CCTV를 대형 화면에 공개했다. 화면에는 경찰 분석관들이 “대박 노다지를 발견했다”고 말한 부분이 나온다. 국정원 선거 개입과 관련된 수사과정에서 나온 말인 만큼,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노다지처럼 대거 발견됐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실제 원본 영상에는 `노다지’ 발언 뒤에 “다 북한 핵실험 관련 글밖에 없다”고 말한 게 나온다. `노다지’가 국정원의 대선 댓글이 아니라 `북한 핵실험 관련 글’이라는 것이다.
 또 민주당 공개 영상에서 한 분석관이 “오, 오, Got it(찾았다)”고 말하자, 다른 분석관이 “뭔데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분석관은 “저는 이번에 박근혜 찍습니다”라고 쓴 것으로 촬영되어 있다고 했다. 국정원 여직원이 “저는 이번에 박근혜 찍습니다”라고 쓴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 원본 영상에는 `무엇을 찾았다’는 `Got it’이라는 표현 자체가 없다. 또 `저는 이번에 박근혜 찍습니다’는 부분은 국정원 직원이 쓴 게 아니라 단순히 해당 제목의 게시 글을 읽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이 공개한 영상은 국정원 댓글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제출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고 “결국 검찰이 의도적으로 경찰 분석관의 작업을 짜깁기해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례가 `노다지’로 발견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폭로했다. 이 밖에도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는 원본과 크게 엇나가는 부분이 다수 발견된다.
 민주당이 공개한 영상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CCTV가 있는 진술실에서 관련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해 촬영된 것이다. 김 전 총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내가 지시해 촬영된 CCTV가 검찰에 의해 10곳 이상 짜깁기 됐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기사는 김 전 총장의 `검찰 짜깁기’를 사실로 확인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방대한 녹취록을 요약 정리하면서 일부 누락된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동영상의 큰 흐름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짜깁기’ 아닌 `누락’만 인정한 것이다.
 검찰이 CCTV를 근거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국정원 댓글 의혹 수사 주임검사의 좌경 운동권 경력을 따졌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국회에서 “주임검사인 진 모 검사는 서울대 법대 92학번으로 1996년 PD(민중민주)계열 운동권이었던 서울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이었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을 보면 도대체 대한민국 검찰이 작성한 것인지 걱정이었는데 의문이 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 주장은 주임검사의 이념 성향이 원세훈 전 원장 기소에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진 검사가 1996년 4월 30일 충북대 신문에 `청년 학생의 투쟁을 축복하는 비가 내린다. 이 자리를 노동자와 청년 학생이 함께하는 자리로 만들자. 김영삼 정부를 타도하자’는 내용이 있다”며 진 검사의 출신성분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7년 9월 사회진보연대가 사무실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을 할 때 진 검사와 동일한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 2007년이면 진 검사가 현역으로 임용된 한참 후다. 사회진보연대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단체다. 결국 현직 검사가 검사 신분으로 사회진보연대를 후원했다는 얘기다. 진 검사는 전북 출신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재판이 곧 시작될 예정이다. 과연 법원이 검찰이 짜깁기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는 CCTV 영상을 어떻게 판단할 지 주목된다. 검찰이 공식 수사발표문을 일부 왜곡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향후 재판에서 검찰의 증거 조작 논란이 일 것이 분명하다. 조선일보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검찰청 앞에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검찰의 수난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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