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협연 처음… 국악기 만나 어떤 소리 낼지 나도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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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협연 처음… 국악기 만나 어떤 소리 낼지 나도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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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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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사로잡은 매혹의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국립극장서 단독 공연… 재즈 뮤지션으로 첫 영광

 “한국 공연은 사실 가장 부담되면서 동시에 기대도 돼요. 집에 와서 식구들 앞에서 하는 공연이라 굉장히 기쁩니다. 제가 올 한해 여기저기 다니며 경험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여드리고 싶어요.”
 유럽을 사로잡은 목소리의 주인공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사진>이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재즈와 국악의 조화가 추운 겨울 음악팬들의 마음을 데울 것 같다.
 `윈터재즈’ 공연을 앞둔 나윤선을 1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났다.
 그는 21~22일에는 `나윤선 콰르텟의 트릴로지(Trilogy)’, 24~25일에는 `나윤선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라는 부제를 붙여 두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진행한다. 국립극장에서 재즈 뮤지션의 단독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콰르텟의 트릴로지’ 무대에서는 나윤선 콰르텟이 지난 5년간 발표한 3부작 앨범 `부아야주(Voyage)’, `세임 걸(Same Girl)’, `렌토(Lento)’의 주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최근 렌토 앨범을 내면서 앞으로 멤버들과 계속 같이 연주는 하겠지만 이렇게 팀을 이루는 것은 마지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다른 색을 선보일 때가 됐다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이번에 정리하는 차원의 무대를 하고 싶었어요.”
 세 장의 앨범을 내며 그는 매년 평균 20개국, 50여개 도시에서 약 100회의 공연을 펼쳤다. 그동안 스위스의 `몽트뢰재즈페스티벌’, 프랑스의 `재즈인마르시악’ 등 세계적 무대에 섰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샤틀레 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선보인 세 장의 음반을 어떤 이야기로 정리할까.

 “제목과 비슷한 측면이 있어요. `부아야주’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기분이었죠. 함께하는 연주자도, 레이블도, 스튜디오도 모두 처음이었어요. 레퍼토리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정했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세임 걸’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메탈리카 `엔터 샌드맨’(Enter Sandman)도 불렀죠. `렌토’는 시간이 지났으니 강박관념 없이 편하게 부르자는 생각으로 냈어요.”
 이어지는 `특별한 크리스마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국악 연주자들과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 거문고 명인 허윤정과 생황 연주자 이향희가 함께 한다.
 “국악 협연은 처음이에요. 국악을 잘 알지 못하면서 준비 없이 섣부르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공연에 예술의 경계를 넘어 영역을 확장한다는 취지가 있거든요. 그것의 일환으로 국악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어 “국악과 재즈는 즉흥성이 많다는 점이 닮은 것 같다. 누가 부르든 다르게 부를 수 있다”며 “이번 공연도 연습은 하지만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우리 콰르텟과 국악기가 만나 어떤 소리를 만들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나윤선’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많지만 `아리랑’도 그중의 하나다. 그는 앨범에 우리의 아리랑을 여러 버전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조금 자유로운 아리랑을 선보일 생각이에요. 외국 뮤지션들이 굉장히 흥미를 갖고 참여할 것 같아요. 한국 아리랑의 원류를 굉장히 궁금해 하거든요. 2015~2016년 `한불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뮤지션을 잇는 계기도 될 것 같고요.” 나윤선의 공연은 상대적으로 타악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설명을 들으니 무대위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창조하고 싶다는 의지가 읽혔다.
 “예전에 활동할 때는 드럼 파트가 있었어요. 그러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 조금 바뀌었죠. 기본적으로 박자를 이루는 악기가 없을 때 `시간이 흐르다 섰다가 흐르는’ 묘한 느낌이 좋았어요. 최근 5년은 드럼 없이 활동한 것 같아요. 물론 드럼이 선사하는 힘과 에너지는 전혀 다른 것이겠죠.”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이래 어느새 20년이다. 그동안 한국의 최고 재즈 보컬리스트는 유럽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현재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제가 벌써 20년을 했더라고요. `꾹 참고 오래 잘했구나. 그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안타깝기도 하지만 계속 열심히 하면 더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있습니다.(웃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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