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반환불가’…조계종 강력 반발
1966년 불국사 석가탑 해체수리 과정에서 수습한 사리장엄구 반환 문제를 둘러싸고 대한불교조계종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공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리장엄구의 법적인 소유주는 명백히 조계종 산하 불국사지만 그것을 위탁 관리 중인 곳이 중앙박물관이어서 `소유’와 `관리’의 괴리가 이번 사태를 부른 직접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은 사실 간단하다. 돌려주면 끝이다.
이번 사태 초반기만 해도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는 식으로 곤혹스런 표정을 보이던 중앙박물관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반환 불가’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 강경자세로 돌변하면서 그에 따른 조계종의 반발 또한 격심해지고 있다.
유물 이관 요청에 대한 박물관의 반응은 사실상 반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한 석가탑 유물은 `국가문화재’이므로 온 국민의 것이지 특정 `종교계’가 독점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문화유산이므로 그런 문화재는 당연히 국가박물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환과 관련한 권리 일체를 불국사에서 위임받은 조계종이 이를 용납할 리 만무하다. 격앙된 반응일색이다.
조계종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어야만 세계문화유산인가? 그것이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이나 불국사 성보박물관에 있으면 `세계문화사적 중대성을 지닌 문화유산’이 아닌가? 박물관 논리대로라면 석굴암도 토함산에서 뽑아가겠다는 소리인가? 어째서 반환을 반대하는 논리가 외규장각 약탈 고문서 반환을 반대하는 프랑스측 논리와 그렇게 닮아 있는가?”
어쩌면 문화계는 이 문제로 당분간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나 문화재청이 중재자로 나서려 해도 `2000만 불자’를 앞세운 조계종의 강경한 입장 때문인지 섣불리 끼어들지 못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경주/윤용찬기자 y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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