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없던 일’로 만들려고 몇 년씩 뜸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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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없던 일’로 만들려고 몇 년씩 뜸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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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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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권신공항 건설은 그예 물 건너가고 말았다. 입지평가심의위원회가 부산 가덕도와 밀양 함안들이 모두 부적합하다고 판정해서다. 한마디로 백지화다. 이로써 지난 2006년 이래 논란의 초점이 돼온 신공항 건설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영남권이 어떤 대응을 하고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너무 시간을 끌어온데다 지역 간의 내홍이 겹쳐 감정의 앙금까지 쌓여온 터여서 걱정스러운 측면마저 있다. 영남인들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처음부터 철저한 `각본’으로 `우롱’했다는 의구심이다. 이 의구심은 차라리 `확신’에 가깝다. 발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 일파만파로 번진 `백지화설’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평가단의 채점을 보기 전에는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던 결과가 미리 재단되어 나온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도 여권 소식통들의 입을 빌어 무게를 실었다. 각본이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앞으로 영남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게 돼있다. 들끓고 있는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을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온 책임은 당연히 정부에게 있다.
 몇 번 씩이나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미루면서 애매한 말로 소나기만 피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시간을 끌어가면서 궁리한 것이 고작 각본이었는지 그 꿍꿍이속을 알기 어렵다.
 신공항의 발목을 잡은 올무는 원포트 논리다. 글로벌 시대에 살면서도 동네 골목밖에 볼 수 없을 만큼 시야가 비좁은 논리다. 편협한 지역이기주의가 국토 균형발전의 기틀을 망가뜨린 결과 밖에 안된다. 영남권 내부의 유치경쟁에 앞서 먼저 넘었어야 할 대상은 수도권 장벽이었다는 반성이 따라야 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한나라당이고 영남권의 국회의원들이다. 당이 두 쪽난 꼴이고 영남권 의원들은 처신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만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려 들 것인지 관심거리다. 한나라당에 몰표를 몰아줬던 영남 주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을 다독거릴 묘책을 찾아내야 할 처지여서다. 그러잖아도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예전같지만은 않은 현실을 현역의원들은 진작부터 감지했을 것이다.
 앞으로 이들이 표를 의식해 어떤 행동을 하든 한가지 분명한 원칙은 있어야 한다. 일신의 영예를 위해 민심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르지 말라는 것이다.
 신공항은 지역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때문에 영남권이 여기에서 좌절하고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현정부에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면 인내심을 갖고 다음 정권을 통해 꿈을 이루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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