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하고, 원정출산하고, 불법상속하고
  • 경북도민일보
병역기피하고, 원정출산하고, 불법상속하고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 윤 환 (언론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기업의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대기업 총수’라지만 `재벌총수’ 들을 지칭한 것이다. 중소기업인들 앞에서 `재벌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한 것은 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에게 불만이 많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만 재벌 총수들에게는 불만이 많은 게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그렇다. `재벌’ 하면 떠오르는 건 `병역기피’와 `원정출산’  `불법재산상속’이다. 요즘 유난히 그렇다. 재벌들은 노무현 정권 아래서 숨죽이고 눈치보며 지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제세상 만났다는 듯 배를 불렸다. MB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의 과실을 혼자 독차지했고,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와 출자총액제한이 폐지된 덕분에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해 계열사를 1.5배나 늘렸다. 뿐만 아니라 재벌들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자식들에게 부를 대물림했다. 재벌들은 작은 자회사를 세워 아들 딸에게 물려준 뒤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웠다. 누워서 거저 돈을 번 자식들은 재벌을 물려받을 채비를 마쳤다. 반면 재벌들이 배를 두드릴 때 서민들은 고환율 때문에 치솟은 살인물가로 고통받고 있다. 중소기업이 애써 기술개발하면 기술을 가로채 고사당하는 일이 예사다. 상당수 재벌은 해외투자 명목으로 탈세하고 국부를 빼돌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문화’라고 했지만 `문화’는 커녕 `반(反) 문화’ `비(非)문화’의 집합체다.
 재벌가의 병역 면제율은 33%다. 일반인 6.5%의 다섯 배다. 재벌가 자식들이 서민 자식보다 다섯 배나 `장애’가 많다는 얘기다. 삼성가는 조사 대상 11명 가운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사장 등 8명이 면제받아 그 비율이 무려 73%다. 믿을 수 없게도 이건희 회장은 정신질환, 승마 실력이 수준급인 이재용 사장은 허리 디스크로 면제받았다. 또다른 삼성가의 일원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과체중’으로 면제받았다. 면제 기준 103 kg 보다 1kg 초과했다는 것이다. 그의 서울대 학생카드에는 키 178cm, 체중 79kg이었지만 3년만에 25kg을 불려 면제받은 결과다. 그는 결혼을 두 번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 새한그룹 이재관 부회장, 이재찬 전 새한사장, 한솔그룹 조동혁 부회장), 조동혁 한솔 부회장도 면제다.
  현대·기아그룹 정몽구 회장 외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담장 결제로, 현대백화점 정몽근 회장도 건강상 이유, 정몽선 성우그룹회장은 원시로 면제됐다. SK 최태원 회장도 과체중이 이유다. 정 회장의 동생인 SKT 최재원 부회장은 근시다. 형제가 `신의 아들’이다. 면제율은 SK그룹은 7명중 4명으로 57%, 한진그룹 50%, 롯데38%, 현대 28%, GS 25%, LG그룹 24% 순이다.
 `병역기피’와 함께 `원정출산’도 재벌들의 상징이다. 삼성 이재용 사장은 1남1녀를 미국 뉴욕에서 낳았다. 현대가도 예외는 아니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첫째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낳았고, 정주영 명예회장 손자 정대선 BS&C 사장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2006년 8월 결혼, 이듬해 5월 미국 보스턴 한 병원에서 아들을 얻었다. 둘째도 원정출산이다.
 원정출산을 통해 얻은 미국 시민권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재벌들도 널려있다. 조정호 메리츠그룹 회장,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장남 동범, 차남 동진, 최근 주가조작으로 구속된 LG그룹 3세 구본호 씨, 한솔그룹 일가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과 조동일 한솔그룹 부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내세워 입대를 피했다. 재벌들이 해외 재산 도피를 위한 사전 교두보로 원정출산을 통해 얻은 외국 국적을 유지한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 국적일 경우 해외 자금 거래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재벌 2. 3세의 주가조작도 끊이지 않는다. 또 삼성, 롯데, 신세계 같은 재벌이 `빵’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뉴스다. 삼성, LG, SK, GS, 코오롱같은 대재벌이 영세 서민 생계수단인 떡볶이와 꼬치구이 사업에 열심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5월 20일자 동아일보는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 혼자 어렵게 살면서도 매달 1만원씩을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해온 차보석 할머니 (78)가 `나눔인 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실었다. 재벌들은 박보람 할머니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