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아부같은 것 모르고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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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아부같은 것 모르고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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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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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새벽, 영화`아부의 왕’서 깐죽깐죽 실감나는 알랑방귀 연기 `눈길’

학창시절엔 소심·우유부단
친구들 지금 내 모습 보면 놀라
 
연극 접한 후 봇물 터진 느낌

아부…진심으로 사람 좋아해야  

 이 송새벽(33·사진)이 영화 `아부의 왕’에 나온 그 송새벽, 맞나?
 권력자 회장의 신발 끈을 두 무릎을 꿇은 채 묶어주며 알랑방귀를 끼던 `동식’과 딴판이다. 입에 발린 소리에는 미숙하고, 그저 진심이 담긴 사람 좋은 웃음만 지을 뿐이다. 지나친 솔직함과 어리바리한 목소리로 “평소 아부를 안 하고 살았어요. 그런 성격이 안 됐던 것 같아요”라며 입꼬리를 올린다.
 극중 송새벽은 융통성 제로인 순수남 `동식’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곧은 아버지를 위해 쓴 어머니의 사채를 갚아야하는 처지가 그를 점점 딴사람으로 만들어간다. “나라도 이런 상황이면 `동식’처럼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동식도 가정의 환경이나 첫사랑에 대한 상처로 스스로 소심해지고 우유부단해졌을 것이다. `혀 고수’(성동일)라는 인물을 만나 변화하는 그의 모습에 공감이 갔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성격, 조용한 송새벽의 삶에서도 `혀 고수’같은 인물은 있었다. 스무 살 대학교 1학년 때 연극 무대로 이끌어준 선배들이다.

 송새벽은 “학창시절 나는 한 학급 50명 중 한 학기가 끝나도록 나를 모르는 사람이 25명이 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옆 분단 친구들과는 말을 안 했고 친한 친구들만 어울렸다. 학창시절 재미있는 사건, 사고도 치고 그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을 더 했으면 추억거리도 생기고 좋았을 것 같은데 나는 너무 심심하게 살았다”고 고백했다.
 “심할 때는 반에서 내가 얘기할 때 다른 친구가 손가락질을 하며 `새벽이 말한다’고 외칠 정도였다. 손들고 발표하는 것도 한 번도 안 했고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놀았던 것도 아니었다. 학교가 재미없어 이유 없이 다녔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활달했지만 사춘기를 겪고 말이 끊어졌다. 대화가 없어지고 혼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대학교 때 처음 연극을 접했다. “물꼬 트듯 극단에 들어왔다. 정말 봇물 터진 듯한 느낌이었다. 신세계를 경험하고 볼펜을 문 후 대사연습을 했다. 학창시절의 나를 아는 친구들은 연극하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란다. 또 한 번은 친구가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난 후 나와 닮은 사람을 봤다고 연락이 왔다. 내 이름을 확인시켜줬더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놀라더라”며 웃었다.
 이번 영화 속 적시적소에서 송새벽이 선보인 `아부’의 주요요소인 순발력과 집중력은 당시 무대가 가르쳐줬다. “무대는 라이브다. 처음 올라가면 무조건 끝까지 가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도 끝까지 가야할 때가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극 `해무’를 했을 때 심각한 내용이었는데 관객 한 분이 계속 소리내서 웃었다. 옆 사람에게도 방해가 되고 무대에서도 당황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이 다 그 관객에게 시선을 집중했고 우리는 휘말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연하는데 갑자기 암전이 되면서 누가 그 관객 뒤통수를 때리더라. 연기하면서 통쾌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가는 것이 무대에서 배운 대처방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때 배운 게 영화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장단점은 있는 것 같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면서 감정이 쌓이지만 영화는 끊어 가다보니 순간 집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 영화를 찍었을 때보다 요령이 생긴 것 같다”는 마음이다.
 극단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배우로 성장해가면서, 중·고등생 시절에 비해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나 `아부’ 요령도 조금씩 터득했다. 그렇다면, 현시점 서른네살 송새벽의 아부 비법은?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야한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술자리에서 아부를 하는데, 바로 좋아하는 사람을 깨무는 거다. 안 좋아하면 깨물 수 없다. 내 침 묻혀가며 더러운 팔을 왜 깨물겠는가? 기본적으로 아부라는 것은 나를 무대로 이끌어준 선배들의 뜻, `진심’이 포인트인 것 같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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