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남부권 신공항건설 검토 작업을 내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4년 실시로 못 박은 것이나 1년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에 필요한 예산 10억 원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정부의 계획변경은 남부권신공항 재검토만 뜻하는 게 아니다. 운송능력이 한계점에 이른 2개 공항의 이전 또는 확장문제 또한 검토 대상이다. 2개 공항은 제주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이다. 이 가운데 신공항 검토방침에 눈길이 꽂히는 이유를 되짚는다면 새삼스럽달 지경이다.
정부는 지난해 신공항건설을 백지화시켜버렸다. 시간을 끌고 말바꾸기를 서슴지 않으며 온갖 의혹과 불신만 쌓아 올리더니 끝내 “경제성이 없다”며 손사래를 쳐버렸다. 그렇던 정부가 느닷없이 급회전을 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거리이긴 하지만 당장 밝혀질 일도 아니다.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포화상태인 공항들이 버틸 수 있는 한계시한을 감안해 하루라도 앞당겨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실무선의 설명뿐이다. 그래서 또 한 번 말 바꾸기를 한다는 모양이다.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것만 같다.
현재 정치판의 기류를 살펴보면 신공항건설은 성취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에도, 민주통합당에도 신공항건설에 반대하는 대선 경선후보는 없어서다. 또한 지역국회의원들의 공감대도 이미 형성돼있는 터다. 오죽하면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영남권 국회의원들끼리 `입법 선점경쟁’까지 벌였을까 싶기까지 하다.
이같은 공로다툼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욱 뜨거워질 것만 같다. 정치권의 경쟁 양상은 또 한 번 입지선정 논쟁으로 번질지도 모를 일이다. 조사 작업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 `가덕도’와 `밀양’이 또 충돌부터 하게 될 상황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속을 불편하게 만든다. 지금 할일은 신공항 건설이 확정되게 하는 것이다. 영남권이 남북으로 갈라져 싸움질이나 할 때가 아니다. 영남권의 상대는 말바꾸기에 이골이 난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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