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지난 5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갈”이라는 막말이 터져 나왔다. ‘막말도사’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도부 사퇴”를 주장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 사퇴로 공갈치지 말라”는 경고였다. 그러자 주 최고위원이 “사퇴”를 외치고 퇴장했다.
그 직후 썰렁한 회의장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가 간드러지게 흘러 나왔다. 유승희 최고위원이 분위기를 바꾼답시고 부른 노래다. 그 직후 새정연 최고위원회의에 ‘봉숭아학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갈”을 외친 정청래 최고위원은 징계를 받았다.
그로부터 2개월 후인 지난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XX”라는 쌍욕이 터져 나왔다. 김무성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이 김태호 최고위원을 향해 날린 ‘조폭식’ 욕설이다. 김 최고위원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사태를 초래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자 욕설을 입에 올린 것이다. 그래놓고 문제가 되자 김 의원은 “김태호 최고위원이 친구라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변명치고는 참으로 군색(窘塞)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김 의원은 친구들을 부를 때 이름이나 호칭 대신 ‘개’를 앞세운다는 말인가?
비서실장은 그가 모시는 윗사람의 분신이다. 김 비서실장이 당내 어른인 최고위원에게 질 낮은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면 그가 모시는 김무성 대표에게도 결정타를 입힌 것이다. 어른이 어떻길래 비서실장이 일상에서 친구들을 그렇게 부른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새누리당과 김 대표는 김학용 의원에 대한 징계에 나서야 한다. 새정연은 “공갈” 발언을 한 정청래 최고위원을 징계위에 회부해 징계했다. ‘봄날은 간다’의 유승희 최고위원은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김학용 의원은 자신의 욕설보다 더 저급한 해명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새정연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하는 정당인가?
김학용 의원은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는 물론 그의 성공을 본받기를 바라는 많은 지방정치인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 “지방의원 출신은 김학용 같다”는 말이 나오면 선량한 지방의원들로서는 얼마나 분통 터질 노릇인가. 새누리당은 당장 김 의원 징계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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