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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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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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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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연/언론인
 
 한국과 중국이 24일로 국교를 정상화한 지 15년이 된다. 수교 1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중 관계는 경제, 인적 교류, 문화적 측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
 1992년 수교 당시 50억 달러에 불과했던 연간 교역액은 지난해 1,343억 달러로 27배나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국과 미국간 교역액의 2배에 가깝다.
 올 상반기 한중 교역액은 740억 달러로, 연말이면 1,500억 달러, 2012년에는 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 작년 기준으로 중국의 4대 수출국, 2대 수입국이 된 반면,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 2대 수입국이 됐다. 인적 교류 역시 엄청나다.
 한·중 간 상호 방문객은 92년 13만 명에서 지난해 480만 명으로 37배 늘었다. 문화적으로도 중국 13억 인구 가운데 1억 명 이상이 매일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등 `한류’가 퍼져 나가고 있고, 한국에서는 중국어 학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등 `한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통계 수치만 봐도 한·중 관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한중 관계가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이상으로 승화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계속 장밋빛만 띨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이 고도 경제성장을무기로 외국 기업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3만여 개의 한국 기업들은 지난 수년 간 가파른 임금 인상과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금지 및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첨단업종 위주의 선별적 투자 수용 조치 등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중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2005년 232억 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209억달러로 축소됐으며, 올 상반기에는 80억 4000만 달러로 작년동기 대비 21억 달러나 감소했다. 가장 비중이 큰 중간재의 수출 증가율은 2005년 28%에서 작년에는 8.4%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자본주의 색채가 더해가는 중국 경제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않으면 머지않아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코트라(KOTRA)가 중국 기업 31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1%가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나은 게 없다’고 답했다.
 생산력과 기술력이 날로 향상되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대중(對中) 수출을 저부가 가치 품목에서 고부가 가치 품목 위주로 전환하고, 중국에 이미 진출한 세계 브랜드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시점이다.
 한류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부터 한국 드라마 방영 횟수를 크게 줄이고 중국 방송인들 사이의 반한류 주장이 노골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이 자국 문화를 침해한다는 경계심으로 의도적인 억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비해 대중문화가 상대적으로 결여돼 있는 중국에서 한류는 `대체 문화적’ 성격이 강하다. 중국 대중문화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면 한류를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코트라 조사에서 `일부의 관심일 뿐 한류는 없다’는 응답이 44.6%였으며, 20.9%는 `이미 하락중’이라거나 `1~2년 내 하락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는 물론, 한국 그 자체를 좋아 하도록 하는 치밀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정치·외교·군사적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나 정치·사회 체제가 다르고 국민의 가치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인지 경제 분야만큼 획기적인 관계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특히 혈맹 관계인 북한을 의식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정치·외교적 언행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위해 동북아 안정과 번영을 강조하면서도 군사력을 증강하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새로운 긴장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한국의 고대사와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중국 패권주의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한중 양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 열강들이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이견이나 이해의 충돌 없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게 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이 이 점을 간과하지 않기 바란다. 한국은 중국의 현실과 야망을 더욱 냉철히 분석해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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