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 `역사의 죄인’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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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이 `역사의 죄인’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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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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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를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그가 출마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그건 오로지`대권 3수’를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자기당 소속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정동영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데 “위기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스페어 보수 후보가 있어야 한다 ”는 게 말이나 되는가. 1997년과 2002년 이 전총재가 후보였을 때 50%를 넘은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이 전 총재는 `차떼기’가 그의 상징이다. `대쪽’을 내세워 `법과 원칙’을 강조한 그가 2002년 대선 때 800억 원이 넘는 돈을 `차떼기’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불법자금을 선거가 끝난 뒤 남겨 측근인 서정우 변호사에게 맡겼다가 검찰수사로 들통나자 삼성에  돌려준 철면피다. 더구나 삼성의 불법자금 수십억 원의 잔금이 아직 그의 수중에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무슨 체면으로 출마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의 지지율이 20%를 넘었다고 난리다.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지지율이다. 단박 이명박 후보에 이어 2위로 치고 올라왔고, 이 바람에 2위를 달리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3위로 미끄러지는 치욕을 당했다. 정 후보에게는 대선 국면이 `이명박-정동영’ 아닌 `이명박-이회창’대결로 흘러가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지 모른다. 벌써 후보 교체론이 범여권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이명박 후보로서도 50%대를 유지해 오던 지지율이 40%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보수 지지층의 일부는 이 전 총재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 후보로서도 위기를 느낄 만하다. 최병렬 전 대표가 “두 사람이 출마하면 둘 모두 떨어질지 모른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보수 세력은 일정한데 이걸 두 사람이 나눠가질 경우 결과가 뻔하다는 얘기다. 일리 있다.
 이 전 총재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실제 출마 선언할 경우 30%에 육박하거나 30%를 넘을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어 있기도 하다. 이 전 총재 측이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수록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데도 말이다.
 물론 이 전 총재 출마는 명분이 없다. 대선은 두 번씩 떨어진 한풀이를 위한 무대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권 4수’했다지만 그거야말로 `파렴치 행동’이라는 비난이 상존한다. 또 이 전 총재는 김대중도 아니다. 지지기반도 확실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고향으로 간주하는 충남에서조차 실패하지 않았던가.
 다만 이 전 총재 출마가 정권교체에 순기능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있다. 출마선언이 불가피하다면 결정적 시기에 `이명박 후보로의 단일화’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런 카드가 가능하다면 이 전 총재가 11월 25일 대선후보 등록을 마쳐도 좋다. 또 일정기간 선거운동하는 것도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드시 늦지 않은 시기에 지지율이 높은 후보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라는 기상천외의 `깜짝쇼’가  국민들을 속인 전례가 있다. 야권이라고 이런 일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똑같은 방법으로 되돌려 갚는 것도 방법이다.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땅따먹기’라고 하는 지금의 나라 모습을 보면 더 그렇다.
 이 전 총재는 입만 열면 “친북 좌파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외쳤다. 두 번의 대선 패배로 친북세력에게 정권을 넘긴 “역사의 죄인”이라는 말도 했다. 그런데 그는 또 다시 `역사의 죄인’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출마에 미소 짓는 세력이 누군지 살피면 답이 나온다. 만약 그가 두 번의 대선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절감한다면 앞으로  모든 행동은 정권교체를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차떼기’가 정권을 차지하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도 이 전 총재를 감싸 안아야 한다. 이 후보 측근 이방호 사무총장이 “대선잔금” 운운하는 것은 자해 공갈극에 속한다. “권력은 나눌 때 커진다”고 했다. 이 전 총재는 물론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진심으로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이 전 총재 지지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명박-이회창 후보단일화’는 필승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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