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는 진정 무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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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는 진정 무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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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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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언론인
 
 17대 대선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사실상 대선 출마의 뜻을 굳히고 결단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측 및 보도에 따르면 지방에 머물고 있는 이 전 총재가 금명 귀경 후 빠르면 7~8일께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그의 출마를 이제 돌이킬 수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아직 정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국민 지지율이 20% 선을 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이 40~50%대를 넘나들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비해 아직 절반에 이르지 못하지만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앞질러 상황변화에 따라서는 자칫 대선 구도 자체가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최근 정치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 땅에 민주공화국이 건국돼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국민이 선거로 뽑은 지도 반세기가 넘었지만 정치 수준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한 채 3·4류에 머물러 있기때문이다.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명분에 합당치 않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의 경선이 어렵사리 끝나 대선 후보가 결정된 상황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전직 총재가 탈당해 무소속이나 다른 당 후보로 대선에 나선다면 누가 이를 명분 있는 행동이라 말하겠는가.
 이 전 총재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두 차례 출마해 정권 창출에 실패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전 총재가 국민 앞에 눈물 흘리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장면을 국민은 아직 잊지 않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대선 출마를 원했다면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했어야 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1000만 표 가까운 표를 얻고도 약 39만 표(15대)와 57만여 표(16대) 차이로 각각 낙선해 그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정치적 한과 미련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시대는 지난 두 차례 대선으로 끝이 났다고 할 수 있다.
 이유와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 전 총재에게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 실패한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그로 인해 한나라당은 이후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됐다.
 한나라당으로서는 17대 대선에서 또 다시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그의 출마는 한나라당의 정권교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민은 정치지도자들의 식언과 말바꾸기, 변신에 신물 나 있다.
 한국 정치사에 집념의 정치인은 있지만 국민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지도자는 찾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말로는 건국과 조국 근대화, 민주화와 위국위민(爲國爲民)을 외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권력욕으로 가득 찼던 정치 지도자를 우리는 지난 정치사에서 보아왔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1~3대)부터 윤보선(4대), 박정희(5~9대), 최규하(10대), 전두환(11~12대), 노태우(13대), 김영삼(14대), 김대중(15대), 노무현(16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진정으로 국민으로부터 숭앙받는 대통령이 몇이나 될까?
 이들 가운데 오로지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심으로, 또는 집권 연장을 위해 국민에게 다짐한 약속을 헌 신짝처럼 저버린 대통령이 한 둘이 아니다.
 국민은 이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국민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 총재는 진정 무얼 원하는가. 애국 애족인가, 대통령인가, 정치 재개인가 아니면 정치적 `한풀이’인가? 그가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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