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서 여성스러움 버리고 北공작원 변신
근육운동·식이요법 등 단련… 격한 액션 선봬
김소연(29·사진)이 제대로 변신했다. 평소 어깨 아래로 늘어뜨렸던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린 것을 시작으로, 생전 안하던 근육 운동과 식이요법을 했으며, 동시에 격한 액션 연기를 펼쳤다.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늘 여성스러움을 대변하던 그가 북한의 정예 공작원 역을 맡아 대변신했다. 지금껏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과 제작진의 반응을 보면 변신은 다행히 성공적인 듯하다. 무대는 내달 시작하는 KBS 2TV 액션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다.
“다시 태어난 느낌이에요.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고, 지금만 같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도 해요.”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말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얼굴에서는 환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생기가 흘러 넘쳤다. 스스로 표현한 `늦깎이 액션 배우’로서의 현재 상황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는 것 같다.
“제가 몸치예요. 평소에 운동도 잘 안했고요. 하지만 막연히 형사나 경찰 역을 꿈꿨어요. 제 얼굴이 아기자기하게 예쁜 게 아니고 좀 센 느낌이 드니, 그런 이미지로 액션을 하면 괜찮을 것이란 생각을 했죠. 그런데 이렇게 좋은 역을 얻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변화에 목말라 있을 때 제대로 된 기회가 온 것 같아요.”
그가 `아이리스’에서 맡은 역은 북한 고위층을 경호하는 호위부대원 선화. 남자 다섯 명을 한 번에 쓰러뜨리고, 달리는 열차 위에서 저격하는 고도로 훈련된 암살 병기이기도 하다.
“사실 선화는 시놉시스에는 단 다섯 줄 정도로 설명된 인물이었어요. 하지만 전 그것만 보고도 무조건 하고 싶었어요. 선화는 뭔가 할 것 같은 인물이었거든요. 운 좋게 비중이 점점 커져서 굉장히 포스가 넘치는 역이 됐어요.”
역할에 대한 욕심은 그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제가 긴 머리, 흰 피부에 대한 집착이 있었는데, 이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쇼트컷을 했고 매일 같이 선탠을 했습니다. 과거 같으면 가발을 쓰겠다고 했을 텐데 이번에는 `지금 머리카락에 집착할 때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닭 가슴살에 계란 흰자위만 먹으면서 남자들이 하는 등 근육 키우는 운동을 했고, 러닝머신 위를 너무 달려서 종아리가 볼품없이 변하기도 했어요.(웃음) 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이렇듯 한 번 걸린 `최면’에 몸은 심하게 다쳐도 깨지지는 않았다. 그는 `아이리스’를 촬영하면서 왼쪽 다리 인대가 끊어져 한동안 통 깁스를 해야 했고, 오른쪽 다리가 찢어져 12바늘을 꿰매야 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액션 연기를 펼친 결과다.
“어느 날 함께 촬영하던 (김)태희가 `너 진짜 남자 같아!’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정말 듣기 좋았어요. 처음에 이 역에 제가 캐스팅될 때 `과연 김소연이 해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았어요. 그것을 불식시키려고 정말 뭐든 했어요. 일단 살을 좀 찌우려고 삼겹살에 생크림 등 닥치는 대로 먹어서 5㎏까지 찌웠죠.”
욕심은 끝이 없었다. 헝가리 촬영 때는 열차 지붕 위에서 10㎏에 달하는 진짜 총을 들고 촬영한 후 연기에 대한 아쉬움에 대성통곡을 하기도 했다.
“진짜 총이라 촬영 전까지는 만져볼 수가 없었어요. 무겁다는 각오를 하고 갔지만, 진짜 드니 너무 무거워서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헝가리어 대사는 1000번 정도 외웠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났죠. 다행히 편집을 잘해주셔서 화면은 걱정했던 것보다 잘 나왔는데 전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울었어요. 연기가 아쉬워 운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내가 이번 역할에 신경을 쓰고 있구나’싶었죠. 총 무게 때문에 촬영 후 며칠간은 수저를 들지 못할 정도로 팔이 덜덜 떨리는 후유증을 앓기도 했어요.”
그는 “이번 역할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스스로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면서 “부디 결과도 좋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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