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애처 노국공주를 사별하고 공민왕은 즐겨 여장을 했다고 한다. 요사이도 전위화가 중에는 요상한 차림을 하는 이들이 흔하니 화가들은 고금을 막론하고 못 말릴 어른들인 것 같다.
김시종 친정엄마가 시골 텃밭에서,갓 뜯어온 투성귀 보퉁이 속에, 달팽이 가족이,몰래 편승해왔다. 달팽이도 서울이 몹시,오고 싶었던가 보다.
김시종 봄날을 종합예술이다. 빛과 소리의 연합전선이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목련꽃도 귀를 활짝 열어놓는다.
김시종 수화(手話)도 결코 농아 전용은 아니더라. 폐암 말기 환자로, 임종을 앞둔 중학교 동창. 감은 눈을 간신히 떴지만, 끝내 말문은 안열려… 손을 꼭 잡고 수화를 하다.
조무근 나팔꽃은새벽 이슬 머금은우물가가 제자리 접시꽃은 흑갈색 장독 받친장독대가 제자리 해바라긴햇볕 잘 드는언덕배기가 제자리 꽃은 제자리에서 피어야만 아름다운 법
김시종 단추가 외줄을 타고 달랑거린다. 구조조정대상 사원처럼 위태롭다. 단추를 달아도 쉽게 떨어지도록 다는 부실한 기업정신. 부실한 기업정신이, 부실기업을 만든다.
임동건 도도한 기품 그 자태 속 향기는 천상을 잇는 사슴의 빛깔이니 明月의 시샘이 그칠 날 있으리까 만은 주야장창 긴긴날 이름 없는 선비 또한 홀로이 그 빛깔 속을 헤메인다네
임동건 神이내린/선물일까 前生의/보은일까 수천억/인연 중에 이리고운/당신일까 애정일까/동정일까 사랑일까/미움일까 하고많은/인연 중에 하필이면/당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