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육성 외면한 구단들
[경북도민일보 = 뉴스1] 김연경(상하이)은 올 9월 안산에서 직접 유소년 배구대회를 개최했다. 김연경은 대회를 연 목적을 묻자 “이제 배구를 시작하려는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조금이라도 유소년 육성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구단들의 이기주의 속에 유소년 육성은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유소년 육성을 외치며 도입됐던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선수 선발)의 취지를 망각하고 외국인선수 2명을 보유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오후 각 구단 단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고 다음 시즌 트라이아웃에서 용병 2명을 뽑는 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소수의 구단만이 반대를 하고, 대부분의 팀들이 2명 보유를 찬성하는 분위기다.
용병 2명 보유로 현재의 규정을 바꾸려는 이유는 부상 등으로 인한 대체 선수 수급의 어려움 때문이다.
현행 트라이아웃 제도로 1명을 뽑으면 외국인선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 대체 선수를 구하는데 큰 부담이 생기에 차라리 2명을 발탁하자고 뜻을 모았다.
용병 2명을 찬성한 한 구단 관계자는 “한 시즌을 어렵게 준비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다치면서 시즌 농사를 망쳤다. 대체 용병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차라리 2명을 뽑는 게 낫다”고 했다.
남자부의 경우 현재 30만달러(세금 제외) 이하 선수를 1명을 뽑았는데, 이를 30만달러(1순위)-20만달러(2순위) 등 2명을 발탁하는 안이 논의 중이다. 바뀌는 부분이 있다면 용병들의 세금이 포함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수령하는 연봉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여자부의 경우에도 15만달러(1순위)-12만달러(2순위·세금 포함)의 연봉으로 2명을 뽑는 안이 유력하다.
소수지만 용병 2명 보유를 반대하는 구단들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도대체 이럴 것이면 왜 트라이아웃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비용을 아껴서 유소년에 투자하자고 하더니 부상 등으로 인한 교체 어려움을 이유로 2명을 뽑자고 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차라리 트라이아웃을 폐지하고 상한액을 높여 자유계약으로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용병 2명을 데려오면 통역, 항공권 등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부수비용이 발생한다. 유소년 투자를 외쳤던 트라이아웃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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