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량 52㎝를 기록한 동해면을 비롯해 오천·대송·장기·연일·도구·청림면 일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더구나 이들 지역은 시금치와 부추의 주산지로 꼽힌다. 출하를 앞둔 시설채소의 피해규모는 200억~400억원을 오르내린다. 이 또한 추산일 뿐이다.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규모는 눈덩어리 같을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면적은 120㏊에 이른다. 포항시 전체 시설농작물 370㏊의 30%가 넘는 피해다. 피해는 농사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지역경제 전체에 미친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민·관·군이 뭉쳐 눈치우기에 힘을 쏟은 결과 막힌 길이 뚫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소한이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강추위가 소한이 지난 뒤에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다. 눈더미가 다져지고 얼어붙기까지 해 큰 걸림돌이 되게 생겼다. 큰길은 아쉬운대로 소통되지만 뒷골목과 주택가 골목길은 손도 안댄 채 얼음판이 돼버린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때문에 곳곳에서 자빠져 병원을 찾는 골절 환자들이 줄을 잇는 실정이다. 내집 앞 눈만이라도 치울 줄 아는 시민 협조가 절실한 때다.
소한 추위는 길만 얼어붙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농작물은 냉해를 입게 마련이다. 더구나 보호막이 무너져 내린 시설재배 채소의 피해는 더욱 클 것이다. 시설재배에 생계를 걸고 있는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그런데도 보상받을 길이 없으니 문제다. 시설농가는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에서 제외돼있기 때문이다. 기상당국조차 예상못한 자연재해가 아닌가. 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고 추진해 농업인들이 다시 일어설 길을 열어줘야 하리라고 본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눈폭탄은 소시민들의 `밥상물가’의 폭등에도 기름을 부은 결과를 가져왔다. 생선과 채솟값 앙등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1년 전보다 214%나 오른 고등어 값이 그 일례다. 두자릿수로 폭등한 물가관리 또한 화급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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