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의원은 최고위원회의가 시작되기 전 티타임에서 한 최고위원은 여성 최고위원에게 “옷이 왜 그러냐. 다음 총선에 외모로 때우려고?”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또 지역 할당 원칙에 따라 지명된 최고위원에게는 “오늘은 동네 민원 좀 그만하지?”라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차 의원을 향해서는 “차 의원, 몸싸움 잘해 최고위원 됐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봉숭아학당도 아니고 저질 막장이 따로 없다. 차 의원은 “최고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서로 힘을 모아 당의 중심을 세우려고는 안 하고, 상대가 어떻게 되건 간에 자기가 중심이 되려고 하는 게 보기 좋지 않았다”며 “남에게 상처줘서 자기 영역을 차지하려는 건 동물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이 모인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국정을 논의하고 주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차 의원의 폭로가 아니어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 존재가치가 퇴색된지 오래다. 당 대표인 안상수 의원은 `병역기피’ 의혹만으로도 당 대표에 취임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다. 그런 안 대표는 연평도 피격현장에 나타나 북한 포격에 불탄 `보온병’을 들고 `북한포탄’이라고 너스레를 떨고, 광주묘역에서는 무덤의 상석을 발로 밟고 올라서기까지 했다. 여기자들과 만나 “룸살롱에서는 성형 안한 `자연산’만 찾는다”는 허접스런 농담으로 점수를 잃었다.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최고위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과 영·호남에 분산배치한다는 추측성 기사가 나오자 “이명박 대통령의 인품” 운운하며 `막가파’를 자처했다. 이런 모습이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다. 4·27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 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당 지도부의 지원활동을 한사코 거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저질, 막장 지도부가 내려오면 “표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안상수 대표가 상징하는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더 이상 존립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런 모습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당내에서는 4월 재보선 직후 당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재보선이 끝나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아마도 지도부 교체가 아니라 당을 허물고 새로 창당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지 모른다. 그 책임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공동으로 져야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