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 중허리 3.2km, 너비 2~3m로 개설돼 있는 탐방로는 급경사로다. 해빙기가 되면 크고 작은 돌덩이와 흙더미가 굴러 떨어지거나 쏟아져 내리고 있다.
겨울철의 강설(降雪)과 한파로 지반이 얼었다가 풀리는 융해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낙석사태가 심하게 빚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곳은 특히 마사토(磨砂土) 지대이기 때문에 비가 내릴 때면 흙이 아래쪽으로 줄줄 흘러내리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의 상식적 관찰로도 낙석위험을 늘 느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토함산 탐방로는 대한민국 역사문화 탐방로의 아이콘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사시사철 많은 탐방객이 찾는 길이다. 더욱이 요즘 같은 봄철이면 더 많은 상춘객들이 몰려들게 되는 곳이 또한 이곳 토함산 일원이다.
정확한 통계가 제시돼 있진 않지만, 봄철 토함산 탐방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줄잡아 수천, 수만을 능히 헤아릴 게 분명하다. 이 많은 내외 탐방객들이 급경사로인 불국사~석굴암 탐방로의 낙석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관리의 책임을 갖고 있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 토함산분소는 기껏 낙석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현수막과 경고안내판을 설치해두고 시민들의 `조심’을 당부하고 있는 게 전부다.
탐방로 개설 후 지금까지 예산타령만 할 뿐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탐방객 안전이 최우선이다”며 “그러나 국립공원지역의 환경훼손 문제도 감안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모양이다.
환경을 염려해야 하는 공원관리사무소의 애로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자칫하면 환경시민단체들의 타깃이 되어 시달리는 상황도 성가실 일일 테고 또 실제 토함산의 경관을 해칠 수도 있는 공사를 섣불리 착수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환경훼손 이전에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안전사고의 예방이 아닐 수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모든 것에 우선하여 낙석으로부터의 탐방객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시설 사업을 펼칠 것을 촉구해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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