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재오-김문수 중 누가 한 말일까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지난달 26일 “내가 만 표를 받더라도 박근혜 표는 깨겠다. 누가 한 말일까요?”라는 트위터를 올렸다. 경선 룰 변경을 반대하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비난해온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등 `비박 3인방’ 가운데 1명을 겨냥한 것이다. 조 의원은 “참 한심하다. 이제 그만 조용히 계시죠. 선배님”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만 표를 받더라도 박근혜 표는 깨겠다”는 말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결단코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지지율이 낮아 대권을 잡을 수는 없지만 박근혜 표를 `1만 표’라도 빼앗아 대통령 되는 데 재를 뿌리겠다는 `저주’다. 조 의원은 누가 이런 말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몽준· 이재오 의원 중 한 명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김문수 지사는 정· 이 의원과 입장이 약간 다르다.
`비박 3인방’의 지지율은 정말 바닥 수준이다. 정몽준, 김문수 지지율이 2~3%이내이고, 이 의원 지지율은 1% 미만이다. 표로 따지면 `몇 만 표’ 정도다. 그런데 이들은 경선 룰을 바꾸지 않으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선 룰만 바꾸면 이들에게 승산이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박 전 위원장측이 우려하는 `역선택’이 일어나도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여론 전문가들 분석이다. 그러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가능성을 낮게 보는 눈치다. 정 의원은 `친박’을 `조폭’에 비유했다. “종북과 친박 중에 뭐가 더 나쁘냐?”는 느닷없는 물음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여자, 나는 남자”라며 `마초’ 기질을 뽑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파기와 관련, “당시 나를 좀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더라”며 “대한민국에서 제일 외로운 가족이었다”고 토로한 정 의원의 `증상’이 아직 고쳐진 것 같지 않다. 이석기-김재연 국회 제명에 대해서도 “사상 문제로 국회의원을 하지 말라는 입장은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지만 경선에서 왕과 왕비가 경쟁한다면 왕이 이길지, 왕비가 이길지 점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뚱맞은 소리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 박근혜 전 위원장 당선 가능성은 50% 미만”이라고 아예 저주를 퍼부었다.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방해’에 나선 인상이다. `여성대통령 불가론’은 그의 자해협박이다. 5년 전 그가 대통령으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은 병역미필이다. `여성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한 그가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할 때면 “유신 통치의 장본인”, “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를 뒤로 돌리는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의 의도는 명백하다. “박근혜 대통령 반대”다.
정·이 의원의 선택은 무엇일까? 정 의원은 탈당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은 안하고 독자적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탈당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정· 이 의원이 당에 남든, 아니면 탈당하든 두 사람의 장래에 `박근혜 대통령’은 줄어 있지 않은 듯 하다. 두 사람의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지 모른다. 대통령선거 때면 이합집산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마지못해 김영삼을 후계자로 낙점하자 박철언, 김복동 같은 `반YS’ 세력이 민자당을 뛰쳐나간 것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건 결국 새누리당 재집권에 재를 뿌리는 길이다. 뛰쳐나간 정치인들의 말로는 모두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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