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나무가 말라죽어?
  • 김용언
강가에서 나무가 말라죽어?
  • 김용언
  • 승인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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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거리 없는 나라는 없다. 땅덩어리 넓은 중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숙제 가운데 하나가 사막화 방지 일 게다. 국토 960만㎢의 18%가  넘는 지역의  사막화 때문이다. 더 큰 고민은 사막화현상이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베이징마저도 앞날을 걱정할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 해마다 사막화 피해는 우리 돈으로 6조 원을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나무심기운동에 땀을 쏟는 이유를 알만도 하다.
 나무는 심기만 한다고 당장 산야가 푸르러지는 것은 아니다. 지하수가 메마른 땅에서 초목이 뿌리를 내려 번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이런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물을 많이 쏟아 부어도 흙속에 물기가 남아있지 않다면 사막에서 싹트기를 기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러나 물기를 품을 수 있는 모래밭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안동 낙동강가에 심은 조경수들이 말라죽고 있다고 한다. 관계당국은 불볕더위 핑계를 댄다. 실상은 다르다. 자갈이나 굵은 모래를 깔아놓았으니 물이 모두 빠져 나갈 수밖에 더 있나? 이런 땅에 심어놓은 조경수가 2000 그루 가깝다. 이 가운데 심은 지 1년도 안 돼 400여 그루가 말라죽었다는 보도다. 시가로 따져 8억 원이 넘는 돈을 헛되이 쓴 꼴이라고 한다. 한여름에, 그것도 강물이 넘실대는 강가에서 나무가 말라죽다니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다.
 윤동주의 `별똥 떨어진 데’에서 한 대목 옮길 필요성을 느낀다. “돌이켜 생각건대 나무처럼 행복한 생물은 다시 없을듯하다. 굳음에는 이루 비길 데 없는 바위에도 그리 탐탁치는 못할망정 자양분이 있다 하거늘 어디로 간들 생(生)의 뿌리를 박지 못하며, 어디로 간들 생활의 불편이 있을 소냐.”  낙동강 가의 조경수들은 `풍년기근’ 속에 말라죽고 있다. 차라리 바위틈에 생의 뿌리를 박은 나무들이 부럽기 짝이 없을 터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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