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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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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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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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걸칠 곳만 있으면 감고 올라가며 삶의 터전을 넓혀가는 식물은 많다. 치즈풀, 담쟁이, 인동, 나팔꽃, 글로리릴리, 살갈퀴, 시계꽃, 가는등나무…. 꼽아 나가자면 한참 걸려 제풀에 지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 덩굴식물 가운데에는 줄기가 150m도 넘는 것도 있다.
 오래되긴 했지만 가까이 놓아두고 가끔 들여다보는 책이 하나 있다. 데이비드 애튼보로우가 쓴 `식물의 사생활’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열대우림의 나무들은 하나같이 덩굴식물에 휘감겨있기 일쑤다. 그런데도 유일한 예외가 있다. 가지가 없는 야자수다.야자수는 새 순에서 잎이 만들어지면서 줄기는 점점 높이 자란다. 야자잎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죽어서 떨어진다. 기어 올랐던 덩굴식물도 이때 잎과 함께 떨어져 버린다. 야자수가 기생식물이 없이 매끈한 자태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덩굴식물 가운데는 나무의 새순에 매달려 나무의 성장에 따라 높이 올라가는 것도 있다. 덩굴식물이 나무 꼭대기에 높이 자리잡는 기술이다.브로멜리어드는 다른 나무의 가지 속에 뿌리를 박는다.밀집해 자라는 긴 잎들은 빗물웅덩이를 이루고 이 속은 작은개구리,도룡농, 달팽이 따위의 삶터가 된다. 자연히 바닥에 쌓이는 배설물은 브로멜리어드의 자양분이 된다. 공생의 한 모습이다.
 대구시가 회색 콘크리트 도시를 녹색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담쟁이 100만 그루를  심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준비의 하나다.도심기온을 낮추고 먼지와 소음을 흡수하는 녹색환경 만들기가 목표다.담쟁이는 흔히 `천연냉장고’로 일컬어진다. 무더운 여름날 외벽을 덮은 담쟁이는 섭씨 2~3도 쯤 낮추고  자외선을 막아 건물의 수명도 늘려주는 기능도 한다. 그러고 보니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담쟁이는 뿌리박을 공간만 있으면 된다. 이참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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