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고(故) 최진실씨의 분묘를 손망치로 깨고 유골함을 가져간 용의자가 범행 사흘 전 현장을 답사한 모습을 담은 CCTV 화면이 24일 추가로 공개됐다.
　이 새로운 CCTV 화면은 용의자가 지난 2일 오전 5시 43분부터 55분까지 12분 동안 최씨의 봉안묘를 관찰하며 범행을 준비하는 모습을 비교적 선명하게 담고 있다.
　이 CCTV에는 용의자가 1일 오후 8시 32분부터 다음날 오전 3시 8분까지 최씨 묘역에 나타난 장면도 담고 있지만 경찰은 이 시간대의 화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이 추가로 공개한 CCTV 화면에 따르면 2일 오전 5시 43분께 긴 스포츠형 머리모양을 한 남자가 최씨 봉안묘 뒤편에 나타나 묘 주변을 돌며 관찰하기 시작했다.
　군복풍의 얼룩무늬 칠푼바지와 반소매 상의에 연한 회색계열로 보이는 조끼를 입은 이 남자는 170~175㎝ 키에 건장한 모습으로, 경찰이 지난 20일 용의자로 공개한 남자와 동일 인물.
　왼손에 A4용지로 보이는 종이뭉치를, 오른손에 자신의 허리 높이까지 오는 긴 나뭇가지로 추정되는 물체를 든 이 남자는 묘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땅에 떨어진 무언가를 주어서 휴지 버리듯이 묘역 밖으로 던지기도 하고 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야구배트 휘두르듯이 10여차례 흔들어 보이는 등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또 나뭇가지로 묘역 주변의 나무를 치기도 하는 등 `무속적 의식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한참을 주변을 살피던 이 남자는 최씨의 묘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 분묘 대리석 두께와 길이를 재는 듯 두 손을 한참 동안 바삐 놀렸다.
　그리고 나서는 일어서서 손에 든 종이에다 무언가를 적었고 묘 뒤로 물러나서 또 한참 동안 묘를 바라보더니 다시 앉아 손으로 묘를 만지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용의자의 뒷모습만 잡혀 이 남자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웠다.
10여분동안 최씨 묘를 자세히 관찰한 용의자는 볼 일을 다 봤다는 듯 종이를 조끼 호주머니에 넣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때 왼손에 든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땅에 대고 터벅터벅 걸어나가는 용의자의 얼굴이 비교적 명확하게 CCTV에 잡혔다. 용의자를 알고 지내는 사람은 금세 누군지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1일 오후 10시 20분부터 2일 오전 3시 8분까지 모두 3차례 걸쳐 최씨 묘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묘 내부를 관찰한 화면도 확보했지만 그 화면은 수사편의상 공개하지 않았다.　우재진 양평경찰서 수사과장은 “용의자의 행동이 무속의식같은 생각이 들어 무속에 조예가 깊은 몇 사람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무속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정신이상자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